독창적 아이디어가 돋보이나 진부한 책
류동민 2000/02/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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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가져온 자본주의 사회의 변화를 설명하는 책이다. 서두와 말미를 맑스의 공산당선언으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특이한 발상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인터넷이라는 것 자체가 출생에서부터 발전과정까지가 자율분산적인 공동체적 성격을 갖는 이른바 'stupid network'이라는 점에서, 예컨대 전화 등의 'intelligent network'(= 모든 정보와 기능이 중앙에 집중되는 네트워크)과는 다르고, 그러한 의미에서 오히려 더 발전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수직통합형 기업조직이 수평적 네트워크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한다.
그러므로, 가령 Microsoft처럼 운영체제에서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모든 것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은 바보같은 시도이며, 결국은 리눅스나 OSS(open source system)운동 등의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분쇄(?)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서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터넷성립의 역사(ARPANET에서 MOSAIC 등)에 관한 서술이나, 후반부의 일본형 기업시스템의 붕괴원인에 대한 설명 등은 경제학이나 인터넷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루할 정도로 진부한 것들이다.
따라서, 아이디어의 참신성은 높이 사고 싶으나, 전체적으로 그리 훌륭한 도서는 아닌 듯하다. 다만, 인터넷의 역사나 일본기업시스템 등에 관해 잘 모르는 초심자라면 권장할 만하다. 150여 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압축적으로 그림까지 곁들여 잘 요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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