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반장이 됬다네요.
어제 홍이 학교 끝날때 쯤 수랑 같이 마중나갔다가 학교 근처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사고 옆지기랑 넷이서 열심히 먹고 있는데 갑자가 홍이가 "엄마, 나 3~4월 반장~" 하는 거예요. "왜? 너 번호 1번호 아니잖아. 맨 앞자리에 앉안?" --- 1학년때 처럼 돌아가면서 반장하던 생각만 한 홍수맘 --- 했더니 "아니, 선생님이 불런" 하네요. "선생님이 왜 널 불러?" 했더니 "친구들이 이름써서 냈는데이 내이름 쓴 친구가 젤 많았댄. 그러면서 선생님이 내 이름 불러신디 내 가슴이 막 떨련" 하는 거 있죠? 그러니까 어제 반장선거가 있었나봐요.
그런데 이게요~, 저희 부부로써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랍니다. 저나 옆지기나 학교 다니는 내내 뒷동네파 --- 그야말로 그냥 학교출석만으로 대만족인 --- 인지라 학교에서 줄반장 뭐 이런 조그마한 감투랑도 인연이 없는 편이거니와 또 체질적(?)으로 싫어해서 모임에서도 절대로, 네버, 감투를 안 쓸려고 용을 쓰는 편이거든요. 그러기에 우리 홍이도 '그저 "왕따"나 안 당하면 그냥 학교다니기 싫다고만 안하면 다행이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더 놀라고 어찌 반응을 해야 하는지 감이 안서고 있답니다.
그나마 한가지, '그래도 이녀석이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인심을 얻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참 대견하고 고마운 맘 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