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의 문학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무릇(이런 단어를 2020년에 쓴다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럽기는 해도) 신인이라면 패기로워야 하고 불완전할지언정 독특해야하고 무엇보다도 새로워야 한다. 이런 말을 요즘 시대에 하는 것이 오히려 구태의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 한국 문학의 씬(scene)은 기성 작가와 평론가가 신인을 '알 수 없는 내부기준'으로 수혈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새롭지 않은 신인이 등장하는 것은 현 씬의 나태함과 의지부족의 증거로 해석하는 것이 부당하지 않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신인 문학상 당선작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편집부와 심사위원에게 있다. 이 소설은 소설로서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나름 대상과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으며, 문장력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차원에서 거의 아무런 새로움도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 소설은 레트로 감성의 "이름 없는 저 풀꽃처럼 센티멘털하게 흔들리는~"이라는 식의 노랫말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주제의식적으로 첨예해진 것도 없고 어떤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지도 못했다. 유일한 새로움은 '플렉스'가 나온다는 것 정도.
PC주의와 주제적 심화를 감추기 위한 임시방편적 거리두기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카버의 망령에서 어서들 빠져나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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