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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w2700님의 서재
  • 파이로매니악 1
  • 이우혁
  • 19,800원 (10%1,100)
  • 2026-04-22
  • : 4,980
#도서협찬 #파이로매니악1 #반타 #액션스릴러 #이키다서평단

법이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사람은 어디까지 밀려날 수 있을까.
공권력이 진실을 가리지 못하거나 오히려 진실을 덮는 쪽에 가까워질 때, 정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이 소설은 그런 불편한 질문을 테크노스릴러의 속도감 안에 밀어 넣습니다.
이야기는 ‘피엠’, 즉 파이로매니악이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집단이 특정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하면서 시작됩니다. 이들의 범행은 무차별 테러와는 조금 다릅니다. 피해자는 특정되어 있고, 사건 뒤에는 어떤 원한과 과거가 숨어 있는 듯합니다.

이들은 단순한 살인자일까요, 혹은 억울하게 밀려난 피해자였을까요, 아니면 법의 바깥으로 나가버린 위험한 복수자인지 정체성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고일문 검사와 피엠의 대화 장면.
피엠은 자신들을 쫓는 고 검사와 접촉하고, 그는 “당연한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복수 대상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자신들을 잡아달라고까지 합니다. 이 모순적인 대화가 흥미롭습니다.

피엠은 법을 불신하면서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법이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진실을 끝까지 따라와 주길 바라는 것입니다.

피엠 중 동훈의 과거가 드러납니다.
그는 언론을 통해 반체제 연구원, 방산 기밀 탈취범, 가족과 함께 자폭한 극악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사건은 정말 진실이었을까. 국가와 언론이 말한 악인은 정말 악인이었을까.
복수극을 넘어 조작된 진실과 공권력의 어두운 얼굴과 마주하는 순간입니다.

테크노스릴러로서의 재미도 분명합니다.
드론을 이용한 살해 장면, 감시 카메라를 피해 움직이는 정교한 장비, 사람의 눈처럼 여러 방향을 보는 카메라 묘사는 꽤 선명합니다. 특히 인공지능 전차가 등장하는 추격 장면은 1권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개정판 서문 중 '기술의 변화' 부분을 보면 시대를 반영하고자 기울인 노력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습니다. 무려 25년여 만의 개정판이라니요.

희수가 “로봇 3원칙도 모르냐”고 외치는 장면은 농담처럼 읽히지만, 그 뒤에는 섬뜩한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직접 죽이지 않는다고 해서 정말 안전한가. ‘무력화’라는 이름의 폭력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기술은 인간을 보호하는 도구일 수도 있지만, 누가 쥐느냐에 따라 훨씬 정밀한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작품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동훈, 영, 희수의 관계도 좋았습니다.
이들은 차갑고 완벽한 처단자가 아니라, 다치고 당황하고 서로 투덜대는 사람들입니다. 복수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듯 움직이지만, 동시에 겁을 먹고 농담을 하며 살아 있는 사람처럼 반응합니다. 그래서 피엠은 더 위험하면서도 더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이들의 분노에는 이유가 있지만, 그 방식까지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바로 그 불편함이 이 소설의 긴장감을 만듭니다.

법과 정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한 만큼, 일부 대사는 다소 직접적입니다. 인물의 자연스러운 말이라기보다 작가가 독자에게 정면으로 질문을 던지는 듯한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조용한 심리극이 아니라 폭발과 추격, 음모와 복수를 앞세운 장르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직설성 역시 작품의 에너지로 받아들일 만합니다.

1권을 덮고 나면 고일문 검사가 어디까지 진실에 다가갈지, 피엠의 복수가 어떤 끝을 향해 갈지 2권이 궁금해집니다.
다행히도 3권까지 전권 출간되었어요. 이번에는 기다리지 않아도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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