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csw2700님의 서재
  • 이토록 인간적인 능력
  • 그레이엄 리
  • 19,800원 (10%1,100)
  • 2026-02-19
  • : 4,580
유튜브나 쓰레드, 인스타그램을 보면 이런 말이 너무 많습니다.

“AI 기술을 안 쓰면 도태된다.”
“나노바나나로 이미지를 뚝딱 만들 수 있는데 왜 헤매냐.”
“문서나 강의안을 LM에 넣으면 바로 정리되는데 왜 아직도 하나하나 뜯어보냐.”

사실 저는 그런 말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여전히 대략적인 프로세스는 나 스스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과정을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못하면 아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걸 바로 못 쓰면 나만 뒤처질 것 같은 불안이 밀려올 때가 있어요.
누군가는 AI를 “연봉 4~5천짜리 직원을 쓰듯이” 쓴다는데(실제로 제가 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연차가 조금 되는 분들은 신입을 뽑지 않고 AI를 활용한다고 합니다), 뭘 배워야 할지 정하려고 하면 또 새로운 것들이 쏟아지고, 하나를 잡으면 옆에서 또 다른 게 유행하고… 그러다 시간만 가고 뭐 하나를 제대로 못하겠더라구요.

저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책이 나왔어요. <이토록 인간적인 능력>. 제목에서부터 아날로그 향이 물씬 납니다.
부제가 '경험 빈곤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12가지 힘'입니다

길 찾기, 움직이기, 대화하기, 혼자 있기, 읽기, 쓰기, 만들기, 기억하기, 꿈꾸기, 생각하기, 시간 인식하기…
너무 기본적인거 아니냐구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더랬는데, 읽어보니 진짜로 우리가 잃어가고 있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길 찾기.
어디 갈 때 지도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화면에 표시된 내 위치를 보면서 따라가면 됩니다. 편하죠. 하지만 그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느끼는 감각을 조금씩 내어주고 있는지도 몰라요.

책에는 이런 이야기도 나와요. 3,600km. 타히티에서 뉴질랜드까지의 거리.
나침반도 GPS도 없던 시대에 고대 폴리네시아인들은 별의 위치, 바람의 결, 새들의 이동 같은 걸 관찰하며 바다를 건넜다고. 초기 아메리카 이주민들이 원주민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기록도 나옵니다. 어떤 사람들은 150km 떨어진 곳까지 가는 길을 마치 머릿속에 입체 지도라도 있는 것처럼 설명했다는 거예요.

그게 ‘초능력’이 아니라, 환경을 읽고 기억하고 탐색하는 능력이 축적된 결과였던 거죠.
그런데 우리는 요즘, 그런 “생산적인 방황”을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삭제해 버렸어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게 목표라면 지도 앱은 축복이지만, 내가 경험하는 세계가 넓어지길 원한다면 가끔은 스스로 헤매며 길을 찾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잃어버린 건 길찾기 능력만이 아니라, 삶의 결정 과정 자체를 잃고 있는 건 아닐까?
책을 읽다보면 여기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반드시요.

요즘 전 세계적으로 우울과 불안이 늘어나는 이유가 단지 “세상이 힘들어서”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인간으로서 타고난 근원적 능력들을 잃어가며, 그만큼 존재의 범위와 자존감이 작아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이 말하는 능력들 중에서 몇가지는 해보려구요.

손으로 쓰기.
손으로 쓰거나 그릴 때, 우리는 정보를 ‘받아쓰기’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들이며 의미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요.
중요한 생각을 정리할 때만큼은 종이에 써보기로 했습니다.

꿈꾸기
꿈은 뇌가 하는 창조적 편집 작업이고, 멍때림도 낭비가 아니라 내면이 회복하고 연결망을 만드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잠들기 전까지 화면을 보고, 잠깐의 공백이 생기면 즉시 자극을 채웁니다.
결국 깊이 쉬지도, 깊이 집중하지도 못한 채 “애매하게 분산된 상태”로 하루를 보내는데, 그거 줄여보려구요.

고독
일부러라도 스마트폰 없이 산책을 하거나, 조용한 방에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책은 말합니다. 필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생각하기. 처칠을 다룬 책 중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해요.
그래. 인간만이 그렇게 할 수 있지.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읽고나니 불안감이 덜해졌어요. 나만 그런거?
아니라고 봅니다. 같이 읽어도 좋을 책.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