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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w2700님의 서재
  • 장미 속의 뱀
  • 온다 리쿠
  • 17,820원 (10%990)
  • 2025-09-04
  • : 4,465
#도서협찬 #장미속의뱀 #온다리쿠 #반타 #일본소설 #리세시리즈 #추리소설추천 #미스터리소설추천

고딕 미스터리의 귀환

1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리세 시리즈의 신작 <장미 속의 뱀>이 출간되었습니다.
기존 작품들도 새옷을 입고 함께 나왔어요.
제 기억 속 리세 시리즈는 <북폴리오> 출간작이었지요.
특이한 제목들이 아직도 선명해요.

작가 소개란의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는 단어가 조금 낯설게 느껴져요. 기억 속 수식어는 '마법사'가 아니라 '여왕'이거든요.

아무튼 오랜만의 신작이라 너무 반가웠어요!

이번 작품은 대학생으로 성장한 리세가 영국 유학 중에 맞닥뜨리는 기묘한 사건을 다루며, 정통 고딕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음산한 대저택과 제단 살인사건

영국 시골 마을의 환상열석 유적에서 끔찍한 시체가 발견됩니다. 머리와 손이 잘린 채, 마치 제물처럼 거석 위에 올려진 모습은 곧 ‘제단 살인사건’이라 불리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듭니다.

한편, 그 유적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귀족 저택 블랙로즈하우스.
꽃잎 다섯 장을 닮은 듯한 이 대저택에는 레밍턴 가문과 초대받은 손님들이 모여듭니다. 리세 역시 초대를 받아 들어서게 되고, 저택을 둘러싼 오래된 저주와 의문의 살인이 뒤엉키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리세, 우아한 인형인가 날 선 검인가

책 속에서 리세는 종종 “우아한 인형”으로 묘사됩니다. 그러나 그녀는 단순히 고요하고 아름다운 동양인 아가씨가 아닙니다.

“그녀는 마치 아름다운 검의 칼집 같다. 안에는 잘 벼려진 칼날이 들어 있다.” (p.61)

겉으로는 조용하고 침착하지만, 그 속에 숨은 날카로운 긴장감이 독자를 사로잡습니다. 후드를 쓴 여우 이미지가 내내 떠올랐어요.
리세는 그저 사건을 지켜보는 인물이 아니라, 이야기를 흔드는 중심축으로 자리합니다.

고딕 미스터리의 매혹
<장미 속의 뱀>은 고딕 미스터리의 전형적 요소를 충실히 담아냅니다.

음산한 대저택과 비밀스러운 문장,
저주받은 귀족 가문,
제단 위의 희생양,
그리고 끝내 드러나는 숨겨진 비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택의 어두운 복도와 숨겨진 문양, 차가운 공기를 직접 마주하는 듯한 몰입을 경험하게 됩니다.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
“똑같은 것을 봐도 눈에 비치는 건 다르다.” (p.268)

사건의 실마리, 가문의 비밀, 그리고 리세라는 인물. 같은 장면을 목격해도 해석은 달라집니다. 이 다층적인 시선의 차이가 <장미 속의 뱀>을 흔한 추리소설이 아닌, 읽을수록 되새기게 되는 특별한 고딕 미스터리로 만드는 것 같아요.

356쪽이라는 분량이 가볍지는 않지만, 문장은 어렵지 않고 전개는 매끄럽습니다. 추리소설 특유의 긴장감과 고딕 미스터리의 서늘한 매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몰입도 높은 독서를 하게 만들어주네요.

리세 시리즈 17년 만의 신작.
리세라는 인물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며, 독자에게는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으며,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덕분에 정주행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매번 그랬거든요.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온다 리쿠의 솜씨.
기다렸었어요.

덧) 한때 제가 즐겨 선물했던 책 중에 <밤의 피크닉>이 있었어요. 청량한 미스터리?였었지요.
그런데, 최애는 <초콜릿 코스모스>랍니다.
재능이 빛나는 무대 위의 그 순간을 지면에 담아낼 줄 아는 작가라니요.

애정하는 작가의 건재함을 확인하는 것. 언제든 환영해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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