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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eung님의 서재
  • 그 무렵 누군가
  • 히가시노 게이고
  • 12,420원 (10%690)
  • 2014-04-30
  • : 912

■ 『그 무렵 누군가』 - 히가시노 게이고의 흥미로운 단편 소설 모음집.

 

■ 오래간만에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동네 독립서점에서 구입한 지 1년 정도 지난 책인데 이제야 읽게 됐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이다. 더글라스 케네디, 히가시노 게이고, 기욤 뮈소 내가 좋아하는 최애 작가 톱 쓰리다. 그 중 일본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게 된 것은 우연히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나면서 부터다. 코난 도일의 명탐정 홈즈 시리즈를 읽고 자란 나에게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추리소설 작가는 새로운 충격이었다. 특히, 전문작가도 아닌 전기공학 전공자가가 이렇게 글을 잘 쓸수 있다는 말인가? 언빌리버블!

 

■ 이 책은 8개의 단편을 묶었다. 주로 그의 장편만 골라 보았는데 그의 단편집은 흥미롭다. 히가시노 작품의 마성은 읽기 시작하면 궁금해서 끝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 페이스를 조절해서 읽기 어렵고 폭독하게 된다. 결말을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그의 추리소설의 최대 매력이다.

 

 

■ 「자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 짧은 단편인데 찝찝하다. 필자가 제일 싫어하는 유형의 결말이다. 어중간하게 끝나는 것 말이다. 그러나 한 작품 정도는 이렇게 찝찝함을 남겨둔 것도 그의 작품 속 장치라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던, 난 확실한 결말 그리고 가급적 해피엔딩이 좋다.

 

■ 「20년 만에 지킨 약속」약속을 지키지 않은 대가가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다. '약속을 잘 지켜야지' 하는 다짐과 함께 그런 비극적인 사건의 굴레를 객관적이고 직접적인 판단으로 본인의 탓이 아니라고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죄의식을 가지고 속죄하며 산다는 주인공의 심리상태 자체가 안쓰럽다. "네가 행복하길 빌겠어!" 하며 헤어지는 연인의 마음도 이런 걸까? 나와 관계를 맺고 연락도 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해 본다. 그들의 좋지 않은 결말은 마치 내가 도덕적 책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 시달릴지도 모를 일이다.

 

■ 유산의 상속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가득」은 첫 단편으로 몰입감 있고 충분한 읽을거리를 제공해 주어서 1번 타자로는 적격이었다.

 

■ 「재생 마술의 여인」 죄를 짓고는 못 산다는 교훈. 자신의 죄책감으로 자살을 선택한 비운의 남자. 조강지처 버리고 잘 되는 놈 못 봤다는 교훈이 딱 맞는 스토리.

 

■ 「아빠, 안녕」은 정말 일본적인 이야기다. 아내의 영혼이 딸에게 들어갔다는 황당한 이야기. 딸의 육체, 아내의 영혼, 아내인 딸을 사위에게 보내는 남자는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휘두르지도 못하고 울고 말았다. 사위에게 한 방 먹이지도 못하고 쭈그려 앉아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216P)

 

■ 「명탐정의 퇴장」 - 명탐정을 감쪽같이 속여 자기 가문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는 스토리는 어딘지 모르게 짠하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잊어 주기를 바란다. 잊혀야 될 권리가 있다. 세상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이야기에 열광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건의 트라우마에 고통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망각의 능력을 신이 주신 이유는 아마도 적절히 잊고 살아가도 좋다는 뜻이리라! 남의 흉사에 너무 관심 갖지 말고 세상의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미담을 찾아보는 습관을 들이자!

 

■ 인간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갈림길에서 한 번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그것과 관련된 짧은 단편인데 주인공은 3가지의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3번째의 선택지가 나쁜 경우의 두 개를 모아 놓은 상황이었으니 선택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주인공에게 더 좋았을까? 속는 셈 치고 속아준 3번째 선택의 이야기 「여자도, 호랑이도」다. 짧지만 강렬한 번민과 상념을 주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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