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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eung님의 서재
  • 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커버)
  • 정재찬
  • 13,500원 (10%750)
  • 2020-03-16
  • : 24,659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시를 잊은 그대에게』 - 당장 시집을 펼쳐 읽어야 될 것 같은 당위성을 부여해 주는 시 해설 책이다. 「문화 혼융의 시 읽기」란 교양과목으로 대학에서 실제로 강의가 이뤄진 내용을 담았다. (작가 소개 인용)

 

■ 이런 내용의 강의가 있었다면 나 또한 수강 신청을 했을 것인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그런 명강의를 이렇게 책을 통해서 접할 수 있다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회사 후배의 추천으로 받은 책이다. 본인이 학창 시절 수강했던 것 같다. 스승의 책이라 추천을 받아 읽었는데 워낙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다 보니 「문화 혼융」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린다. 하여튼, 같은 시라도 해설을 들으며 배경을 알고 나서 읽게 되니 또 달리 보인다. 대중가요라 치부하며 약간은 무시했던 노래 가사들이 위대한 시였음을 다시 한 번 각성하게 된다.

 

■ 또한, 시의 해석은 정답이 없다는 사실, 감상하는 자에 따라 해석이 바뀌고 감동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시야 말로 살아있는 생물인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그러니 그만 이 책을 덮고 부디 시집을 펼치시라, 시를 잊은 그대여(299p)」 이 말을 좀 일찍 해주시지, 책을 다 읽고 난 마지막 줄에 이 문장을 쓰시다니 어차피 이 책을 덮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 읽었으니까요!

 

■ 이젠 시집을 읽고 느끼고 감동해야 하는 의무는 나와 독자에게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 다양하게 녹아 있는 시를 잊지 말고 늘 감상하고 즐기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책 속의 좋은 글귀와 나의 감상]

■ 우리 역시 만인의 스타가 될 수는 없지만 부모의, 자식의, 친구의, 연인의 스타는 될 수 있다. 가까이에서 서로를 비춰주는 그런 존재, 우린 그것 하나를 갖고 싶은 것이다. (53p)

 

■ 돈 매클레인의 명곡이자 고흐에게 바친 빈센트(Vincent)의 가사를 음미해 볼 것(56p)

자신을 태워 우리를 비춘 그야말로 저 하늘의 별인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분명히 그는 신의 메시지를 해독하였으리라. 별은, 밤하늘의 쓴 신의 시니까. (57p)

 

■ 남이 떠나야 할 때는 알아도 자신이 떠나야 할 때는 잘 모르는 법이다.(62p)

 

안도현이 “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라며 <너에게 묻는다.>에서 하잘것없어 뵈는 연탄재를 옹호했던 것처럼(69p)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꽃>중에서(75p)

 

■ 박수칠 때 떠나라 하지 말자. 떠나는 모든 이에게 박수를 보내자. 다만 박수칠 때 떠나는 자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자. 그게 마치 싶다.(79p)

 

■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 박노해 <다시>(95p)

 

■ 인생 역전 오페라 가수 폴 포츠 스토리는 언제나 감동적이다. (98p)

카니발의 이적이 먼저 발표했지만 인순이가 더 히트시킨 「거위의 꿈」은 가사와 인순이의 삶이 동일시되는 면이 극대화된 결과이리라(99p)

 

■ 정지원 시인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라는 시에 안치환이 곡을 부쳤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나의 애창곡이었는데 말이다. (101p)

 

‘두부 장수의 핑경’과 ‘타이탄 트럭의 핸드마이크 소리’ 전자가 은근히 기다려지는 그러나 효율이 낮은 종소리라면, 후자는 짜증이 나 피하고 싶은 소음이지만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데는 제격인 매체인 것이다.(137p)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유치환 <행복> (230p)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귀천> (252p)

 

■ 시와 노래가 본디 하나이던 것을 우리는 가끔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279p)

 

■ 축제는 소란스럽고 시끄러워야 제격이다. 축제답게 서로 자기의 목소리를 높이고, 동시에 다양한 이야기를 흥미 있게 듣고 전하는 생동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하나의 목소리가 전체를 제압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284p) - 시 해석의 여러 가지 의견이 정상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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