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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님의 서재
  • [전자책]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 김준녕
  • 11,200원 (560)
  • 2022-09-02
  • : 139
⭐️ 4.8

종교와 SF는 정 반대의 이미지인 듯하지만 섞어먹으면 생각보다 맛있는 민트 초코 같다. 🌿🍫
기술의 발전은 현재가 과거에 비해 월등하고 미래에는 상상도 못 할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끝엔 어디로 향할지,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이유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몇천 년 전부터 이에 대해 질문하고 나름의 답을 내놓은 종교와 과학이 만나기 시작한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신에게 끊임없이 생의 이유를 묻는 사람과, 같은 이유로 골몰하는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다. 계속해서 질문하고 스스로 밝혀나가는 사람만이 그 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Chat GPT에게 질문하듯 떠넘기면 그 답 또한 남의 것이다.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서 이런 의미가 느껴졌다.

열린 결말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책의 경우 생각할 여지가 많아 괜찮았다. 다시 읽는다면 비중이 있는 캐릭터들을 유심히 보고 작가의 힌트를 미리 주워둬야 할 것 같다.
한국에도 좋은 SF들이 나와 즐겁다!


----🤫 스포일러-----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을 읽으며 유난히 다른 책들이 많이 연상되었다.

🦋 책의 인상을 한 문장으로 하면
- 내 고향 대구에서 쏘아올린 ‘빠삐용‘.
특히나 등장인물 중 ‘이아‘라는 아이가 등장을 하는데, 아마 이브와 아담을 합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아가 사과를 베어문 후 우주선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메타포가 아닐까?

💻 제목부터 시뮬레이션까지 ‘최후의 질문‘을 연상시켰다. 인간은 늘 초월적인 존재에 기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신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AI라도 만들어내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을 본다면 말이다.

👤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 중 사회주의 세계관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꿉꿉하고 배고픈 ‘1984‘가 떠올랐다.
미래엔 고도의 기술 발달로 하드웨어는 기계가, 소프트웨어는 AI가 대체하고 인간은 그저 사회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 존재한다고 상상을 해서 그런가? SF 작가들이 사회주의를 많이 쓰는 게 신기하다. 자본주의가 지구를 완전히 장악한 현재의 시점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소설이 현실이 되려면 어떤 과도기를 걸쳐야 저런 미래로 이어질까?

🍨 ‘오류가 발생했습니다‘에서 부족했던 점이 이 책에서 해소된 듯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자신의 세계를 뒤엎으려면 이 정도 불편함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 궁금한 점들

- 세상에 둘도 아닌, 하나. 하나 캐릭터의 의미는 뭘까?

- ‘일‘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뭘까? 하나라는 이름과도 관련이 있을까?
작중에서 컴퓨터 신호가 ‘예‘일 경우 1, ‘아니오‘일 경우 0이라고 했다. K가 말한 0이 아니기 때문에 1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

- 추측 타임라인 : 1대 비행사 시절 혁명에서 아브만미르 시뮬레이션을 혁명군들이 보았다. 그 시나리오에 따라 계급을 나누고, 착취하여 하층민을 만들어냈다. 예정대로 반란이 일어나도록 반란군을 풀어주고, 하층민에게만 맞는 우주복 외에는 모두 폐기하며, 폭발로 우주선이 최후를 맞도록 패닉룸에 숨었다.

그렇다면 결국 막에 도착하고 보잘것없는 신의 모습에 화가나 시뮬레이션을 종료한다는 내용까지 혁명군은 보았을 것이다. 그때쯤이라면 돌아가기에 늦지 않았는데 왜 항해를 계속했을까? 막 너머에서 얻는 것이 없다면 그 많은 사람들의 희생은 무슨 의미인가? 그리고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마지막을 기다리며 패닉룸에 숨어든 사람들의 심정이 궁금하다.

항해부에서 혁명군들에게 시뮬레이션에서 등장한 1과 A-2-1이라는 숫자를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 아닐까?
그래도 1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붙여진 건지는 아직 모르겠다..
혹은 외벽수리하는 아이는 컴퓨터에 접근이 가능하니 그것을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 기기 결함으로 죽은걸지도..?

책을 다 읽었음에도 해결해야 할 질문이 산더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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