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가면 언제나 신간코너를 스캔한다. 맘에 드는 책을 만난 기분이란! 특히, 큰 고민없이 가져오는 책들은 미술책이다. 어제 데려온 보물은 <영원히 화가>와 <봄의 이름으로> 였다. <봄의 이름으로>는 시도니 가즈리엘 콜레트의 에세이인데 라울 뒤피의 그림이 수록되어있어서 대출했다. 먼저 읽은 책이 <영원히 화가>다. 미셸 들라크루아의 글 조금, 그림 가득한 너무 사랑스러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시회 소식을 알게 되었다. 왜 놓치고 있었을까? 그의 따뜻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 미셸 들라크루아의 그림을 종종 보긴했지만 그에 관한 개인적인 글을 읽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익숙한듯하지만 낯선 미셸을 만난 느낌? 1933년에 태어난 화가가 일곱 살이 되던 해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아주 힘든 시절을 보냈겠다 생각했는데 '행복한 어린 시절을 살았다는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최고의 시작이었습니다.'라는 문장에서 맘이 놓였다. 그래도 조용한 성격 탓에 힘든 시간도 있었던 것같은데 열살에 미술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마흔이 되어 교사를 그만두고 전업화가의 길로 들어선 미셸의 그림에는 아름다운 파리, 어린 시절의 행복한 순간들, 가족들과의 아름다운 시간들이 가득했다.
2024년, 2025년에 그린 그림이 대부분인데 이상하게도 1930년대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화가가 그 당시를 떠올리며 그렸음이 틀림없는.
' 단연코, 제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그림이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노화가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림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92세의 노화가의 새로운 그림을 오랫동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제 병원 가서 엄마랑 같이 그림들을 봤다. 엄마가 소녀처럼 웃으면서 예쁘다는 말씀을 계속 하셔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화가들은 그림에 참 많은 의미를 담는다.역사, 종교, 신화, 문학 등. 그런 의미 있는 그림들 물론 좋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날 미소짓게 만드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런 그림과 같은 예쁜 세상을 꿈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