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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방울님의 서재
  • 이 망할 열네 살
  • 김혜정
  • 13,500원 (10%750)
  • 2026-01-12
  • : 9,005
이사와 전학으로 도하민의 중학교 생활은 전혀 낯선 곳에서 시작된다. 장소만 바뀐 것이 아니라 도하민의 처지도 완전히 달라졌다. 낯선 환경, 풀리지 않는 일. 정말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오해를 사고, 미움을 사고, 원망을 사고, 그런 일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한번도 구겨져본 적 없던 자신감과 자존감에 균열이 생기다 못해 조각조각 파편이 되어 흩어질 지경이다. 자신이 싫어질 정도로. 주인공 도하민을 지탱하던 모든 요소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늘 멋지게만 보였던 아빠마저도. 이정표가 되어 주었던 아빠의 말들도. 오롯이 홀로 버텨내야 하는 시기인 거다. 제힘으로. 우리 모두가 그 시절에 그랬듯. 아마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의 아이들도 그랬고, 그럴 테고.

여러 난감한 상황이 예고도 없이 몰아치지만 도하민이 당하고만 있지 않은 점은 좋았다. 억울하게 오해 받는 여러 상황에서 그래도 할 말을 하는 아이여서 마음이 놓였다. 핀잔이나 무시를 넘어, 아예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자기 스스로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이 와도 끝내 굴하지 않는 단단함이 도하민안에 작고 동그랗게 뭉쳐 있어서, 그게 좋았다.

모두가 실수를 한다. 전적으로 착하거나 전적으로 나쁜 사람도 없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 역시 한편으로만 치우쳐 있지 않다. 다만 좋은 면을 더 공들여 키워가고, 나쁜 면으로 한없이 치우치지 않도록 스스로 절제하고, 그러기 위해 자기 양심을 붙잡는 것. 도덕교과서처럼 뻔한 얘길지라도 그걸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 어른이 된 우리도.

내내 꼬이고 얽히고 잃고 사라지고 없어진 ‘이 망할 열네 살’의 시간을 지나고 나니 오히려 도하민에겐 자기 자신이 남았다. 선명하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자신감도 덤으로.

잘 지내는 건 어렵다. 나와, 친구와, 세상과 잘 지내는 건 책 속에 나온대로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이가 든다는 건, 그 모든 일이 어렵지 않아지는 게 아니라 어렵다는 걸 받아들이는 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라며 겪는 그 모든 부침들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과정의 밑거름이 되는 걸지도.

이 책 속엔 그런 어려움을 받아들이며 일년의 시간 동안 한뼘 자란, 그래서 이 망할 열네 살과 더불어 이 멋진 열네 살을 보낸 친구들이 있다. 현실적이면서도, 셋이 함께 있을 땐 너무 이상적으로 멋지기도 한-그래서 어딘가엔 꼭 있게 되길 바라게 되는 세 친구의 모습에 덩달아 웃음이 났다.

#도서제공_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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