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은 성별로 인해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이 필요하다는데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성평등 교육을 적용하려는 노력을 담은『학교에 페미니즘을』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학급에서 진행한 '진로 말하기 대회'에서 나타난 남아와 여아의 차이에 주목하며, 남자와 여자는 길러진다고 말한다.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강요받는다는 것이다. 바지, 긴머리, 운동만으로 성별을 구분하는 것은 확실히 편견에 기반하고 있다. 바지와 운동을 좋아하는 여성, 긴머리를 좋아하는 남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절대불변의 객관적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성별은 사실 절대적이지 않고 불변하지도 않는다. 성별의 의학적 판별 기준은 성염색체와 성기 모양 두 가지인데, 성염색체도, 성기 모양도 정확히 반으로 나뉘지는 않는다. XX 염색체를 가진 여성과 XY 염색체를 가진 남성뿐 아니라 XXY, X 등의 염색체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25)
"남성과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성역할을 가리키는 '젠더'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성을 가리키는 '섹스'또한 그렇다." (26)
"이외에도 최근의 많은 뇌 과학 연구는 인간의 뇌는 구조와 기능에 큰 차이가 없으며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고 결론 내린다. 즉, 뇌에는 성차가 없으며 성차별주의가 만연한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41)
과연 남성과 여성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렇다면 남성으로 태어난 아이가 여성으로 길러질 수 있어야만 한다. 음경 없이 태어나 거세되어 여성으로 길러진 25명의 남아를 관찰한 결과 전형적인 남성적 행동 유형과 태도 및 흥미를 보였다. 책에서 말하는 바와 달리 남아와 여아의 뇌는 차이를 보인다는 뇌 과학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의미한 생물학적 성적 차이가 존재하나, 그것이 전적으로 개인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보여주는 경향적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후 차별을 완화하고 현실에 적용해나가야 한다. 엉뚱한 문제의식은 엉뚱한 문제해결을 낳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