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에 오사카를 3박4일로 다녀오고 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지금은 2권을 읽고 있다. 읽으면서 오사카에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진작 읽었더라면 일본 쇼토쿠 태자 신앙의 3대 본산 중 하나라는 사천왕사(시텐노지)에 기어이 들렀을 텐데. 사천왕사에 가기로 한 날 너무 푹푹 쪄서 결국 텐노지 역까지 갔다가 난바로 갔다. 조금만 더 가면 있는 절을 놔 두고 말이다. 사람들 북적이는 오사카 난바가 유서 깊은 곳임도 책을 읽고 알았다. 비록 아쉽기는 하지만, 이 책 덕분에 오사카에서의 경험이 의미를 얻게 되었다. 오사카 성의 천수각이 뭔지도 알게 되었고.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는 나올 때마다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풍부한 지식, 유려한 문체, 건강한 관점을 갖춘 책을 읽는 것이 즐겁고, 이분과 동시대인이라는 것이 기쁘다. 이번에 나온 책 덕분에 일본 역사에 대해 얕게나마 알게 되었고, 일본 미감의 속을 엿볼 수 있었다. 나아가 일본 역사서를 읽어 볼 마음도 생겼다. 내가 옆나라 역사에 정말 무지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할 점. 내가 국어선생이라 그런지 오자가 잊을 만하면 나오는 것이 짜증스러웠다. 1, 2권에서 오자 찾아 창비에 이메일로 보냈는데, 고맙다는 답장이 없다. 편집자가 실력은 떨어지는 주제에 참 오만한 출판사다. 괘씸해서 3권부터는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사서 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