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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hui2604님의 서재
  •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 12,600원 (10%700)
  • 2017-07-01
  • : 28,402
고아


방학이고 폭염이고 아이들은 쉴새없이 발랄하고 나는 끝없이 쓰러져 있고 싶은 오늘이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울기라도 해야 살 것 같은...그래도 딱히 울것까진 없잖아 하며 맘 추수리고 나면 쉽게 단념하고 마는 하루였다.

아침을 생각하면 하루가 정말 금방이구나 싶다. 미용실에서 아이를 기다리며 책을 읽었다.미용실 가기 전에 절반 정도 읽다가 다시 펼치고는 마저 다 읽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은 제목이면서 수록된 글의 한 구절이기도하다 <고아>라는 글인데 아버지의 세발 자전거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서울에서 나고 자란 시인의 이야기,한강, 서울, 선데이 서울에 나온 기사, 김중업 선생 이야기, 그러니까 환경파괴와 포름알데히드 같은 것도 뒤섞어 여기저기 갔다가 고아라는 아이에게로 다시 돌아온다.

마지막 문단을 읽어내려가는데 왜 가슴이 눌렸는지 잘 모르게 감정이 커져있었는데 어쨌는 큰소리로 울고싶을땐 울어야지 하기도 하며 책은 잘 넘어갔다.

얼마전 가까이 계시던 부모님이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가셨다. 모임이 그 근처에 있어 지나갈 때마다 한번씩 들리곤 했었는데
한번은 지인과 차에서 이야기중에 때마침 엄마집을 지나는 중이어서 즐거운 이야기의 답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울먹였다. 목소리가 심하게 출렁거려 나도 놀랐다.
한번도 손을 놓고 걸어본 적없다가 처음으로 엄마 손 놓치고 더듬더듬 걸어가는 아이처럼 나는 요즘 자꾸만 울고싶다.
책을 덮고 나는 조금 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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