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 소설가
성과 인종을 구분하는 걸 싫어하지만, 그 당시 고된 삶을 살아내고 당당히 자기 색깔을 내며 sf소설을 써내려갔던 옥타비아 버틀러.
그는 길을 가다가 책을 읽다가 어디서든 소재를 얻는다.
"워싱턴 대로 버스에서 소동이 일어났다."
이 한줄이 소설의 동기가 된다.
가난하지만 현명한 어머니 덕에 글을 일찍 깨치고 늘 읽을 거리를 찾아 헤매다 자신의 능력은 글을 쓰는 것임을 깨닫고 자신의 세계를 묵묵히 구축해간 옥타비아 버틀러에게 박수를 보낸다.
옥타비아 버틀러는 외계인,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에 종속되는 인간, 남성 임신, 신약 부작용, 근친 상간, 환각 등 20세기 중 후반부에 다루기 어려웠던 소재를 자신의 색깔로 풀어나갔다.
마치 "스타 크래프트"를 연상 시키는 듯한 종족들이 난무하는 첫 작품 '블러드 차일드'를 찬찬히 읽어내면 다음 작품들은 잘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옥타비아 버틀러가 궁금하면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에세이 두 편을 꼼꼼히 읽어보길 바란다!
흑인 여자가 그저 살아내기에도 바빴을 그 시절에 꿈을 이루고 자신의 삶을 원하던 대로 소설가로 이름을 떨치기까지 현명한 어머니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다. 경제적으로 곤궁해도 자녀가 꿈을 꾸고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큰 자양분을 줄 수 있다!
내 어린 날의 마지막 밤은 집에 가면서 시작되었다. 트가토이의 자매가 준 무정란이 두 알 있었다. 트가토이는 한 알을 우리 어머니와 형과 누이들에게 주고 나머지 한 알은 나 혼자 다 먹어야 한다고 우겼다. 상관없었다. 모두의 기분이 좋아지기에 충분한 양이었으니까. 아니, 거의 모두라고 해야겠다. 어머니는 먹지 않았으니 말이다. 어머니는 앉아서 다른 모두가 꿈을 꾸며 부유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주로 나를.- P15
딜그는 환자들만이 아니라 직원 다수가 DGD인 곳이다. 최고로 경비가 삼엄한 감옥이라도 이 정도로 위험성이 높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 나는 이곳에서 누가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병원과 요양소에서는 사고가 일어난다. 딜그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딜그는 아름답고 고색창연한 곳이었다.- P72
아무 일도 없고 괜찮다고 이웃집 여자를 안심시키는 동안 그가 다가와서 뒤에 섰다. 그녀는 돌아보지 않고도 그가 뒤에 있음을 알았다. 그래도 그녀는 자제력을 잃지 않았다. 이웃 사람이 이렇게 말할 때 까지만 해도. "혼자만 있으니 외롭겠죠. 우리 집에 건너와서 잠시 이야기나 나눌래요?"
마치 이웃집 여자가 멍청하고 어린아이 같은 농담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분명히 농담이어야 했다.- P165
노아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십이 년의 포로 생활에서 살아남고 풀려난 사람이라면 자기 의지로든 아니든, 알든 모르든 모종의 배신자임이 틀림없다고 여겼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그렇게 확신했어요. 나를 엑스레이로 촬영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검사했어요. 특이한 점이라고는 아무것도 찾지 못하자 더 화를 내고 나를 더 미워하기만 했어요.- P201
우리 어머니는 잠들기 전에 이야기책을 읽어주다가 내가 여섯 살이 되자 갑자기 그만두셨다. 기습 공격이었다. 내가 그 이야기들을 정말로 좋아하게 되자마자 "책 여기 있다. 이제 네가 읽어라"라고 하셨으니 말이다. 어머니는 그것이 우리 둘을 어디로 몰고 갈지 알지 못했다.
열 살 때, 어머니가 말했다. "내 생각에 누구나 다른 어떤 일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어. 그게 어떤 일인지 찾아내는 건 자기 자신에게 달렸지."- P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