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의 서> 로 처음 만났던 박영 작가님의 신작 <불온한 숨>을 읽었어요
<위안의 서>를 읽고 작가님 이름을 외워두었지요
다음에 이 작가님 작품이 나온다면 난 꼭 읽어보겠다... 라고 어디엔가 후기도 적었던 거 같아요
작가님의 첫 작품을 생각하면 인상이 막 찡그려지는 느낌이 드네요
서늘하고 구슬프고 어긋난 사랑에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좋았다는 기억 다음으로는 처녀작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는지 조금은 헐거운듯한 느낌도 들었었는데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는 한 단계 발전된 듯한 느낌이 들어 반갑기도 하고 읽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이번 작품을 읽고 난 후의 소감 역시 이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꼭 읽겠어! 하는 마음이네요
부모에게 버려진 아기
먼저 죽은 아이의 이름으로 입양된 소녀
양부모의 죽은 딸을 대신해 원하지도 않는 무용수의 삶을 살고 있는 여인
딸과의 관계가 서먹한 엄마
무용단에서 버려질까 두려운 나이 든 무용수
그녀.... 제인....
제인의 표정이 늘 어둡고, 숨소리가 거칠고, 눈빛이 차가운 건 어쩌면 제대로 된 보호색을 갖지 못한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늘 버려질 것을 두려워하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애처로웠습니다
보호색이 없이 낯선 세상에 던져진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남보다 나를 먼저 챙겨야 한다는 본능이 작용할 것 같았어요
결코 옳다고 할 수 없을 그녀의 행동이 이해되고, 그렇게 불온한 숨이라도 내뱉으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늦은 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미지근한 바람에 이불을 옆으로 치워놓았으면서도 뜨거운 차를 한잔 마시고 싶단 생각이 들어 물을 끓였습니다
작가님은 싱가포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제인이 따라왔더라고 하셨는데, 저는 뜨거운 차를 후후 불며 마시다 보니 제인이 옆에 앉아있는 기분이었어요
당신도 한잔 마셔보라고 권할 수 있다면 이제는 제대로 눈을 뜨고 당신만의 춤을 추라고 꼭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불온한 숨...
나는 지금 누구로 살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에 대한 대답을 찾고 싶은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