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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 그것 하나면 충분히 행복해지는...
당신에게는 있나요?
<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 >
라는 제목 때문에, 커버에 웃고있는 귀여운 고양이그림 때문에 눈길이 갔던 책이에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이 작품에서 언급했던 '소확행' - 작지만 확실한 행복 - 이란 키워드가 요즘 여기저기서 많이 들리는데요 이 책은 처음부터 출판사에서 소확행을 주제로 책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에 의해 만들게 된 작품이라고 해요
스페인에 유학 후 그곳에서 일러스트 작가, 디자이너, 교수로 일하시며 20년째 거주중인 작가님이 그곳에서 만난 분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시골 바닷가 마을에서 살면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고 소중한 일들을 그림과 함께 적은 그림에세이 였어요
처음엔 아이들이 그린것 같이 꾸미지 않은 듯한 느낌의 원색 화려한 그림 느낌이 좋아 읽기 시작했다면 읽어내려갈 수록 시골마을 휴양지에 놀러온 기분이 들어 기분이 나른해지기도, 편안해지기도 했어요
'잡다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을 좋아해서 하나가 아니라 종류별로 사서 쌓아두기 일쑤다.
이 문장에 공감 100% 하구요~ㅎㅎㅎ
우리나라와는 다른 따뜻한 기후, 예쁜 자연, 바로 근처에 살고 있는 밀크티를 맛있게 끓여주는 언니, 동네 잔치가 되어버린 아이의 생일파티, 생일에 맞춰 48색 물감을 선물해주는 남편, 별이 가득 보이는 바닷가 마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는 먼 나라의 이갸기 같기도 하고, 나와 달리 너무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고 계신 분이구나.. 하고 부럽기도 했는데 글을 읽다보니 역시나 행복은 내가 살고있는 나의 현실 안에서 예쁜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알아보는것, 그리고 그것들에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주변에 있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순간들, 사람들, 물건들....에대해 좀더 소중히 생각해야겠다~ 하는 생각도 하구요 :)
잔잔하게 읽어나가다가 마지막 문단에서 참 멋지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사고가 생겨 생사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긴박한 순간에 바로 앞에 있던 초콜릿 봉지에서 초콜릿을 꺼내먹으며 마음을 가라앉히셨다고 해요
도시의 불빛조차 보이지도 않는 낯선 어두운 땅위
진주목걸이를 늘어놓은 듯 불이 켜진 활주로를 보며 색색의 초콜릿을 한 알씩 입에 놓고 정성스럽게 녹여 먹었다
처음 초콜릿을 맛보는 아이처럼 한 알씩 입으로 가져가는 사이 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던 죽음의 그림자와 공포는 서서히 사라지고 온전히 초콜릿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만이 입안 가득했다
아무렴 어때
나처럼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괜찮은 삶 아니겠어?
다 괜찮아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초콜릿의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과 함께 세상을 끝내는 것도 멋있는 죽음이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정말 위태로운 순간에도 나 그동안 이렇게 살았으면 괜찮게 잘 산거 아니겠어? 라고 스스로에게 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행복은...
어떤 거창하고 멋진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작은 것들이라는 이야기를 예쁜 그림과 함께 전해주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