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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미님의 서재
  • 신들이 노는 정원
  • 미야시타 나츠
  • 13,500원 (10%750)
  • 2018-03-20
  • : 211


처음 이 책에 눈이 간 건 귀여운 그림 가득한 커버 디자인과 핫핑크가 눈이 부신 띠지
그리고 그다음은 <양과 강철의 숲> 작가님의 에세이라는 소개
이 두 가지 때문이었어요
작가님이 가족들과 산으로 이사해서 일 년 동안 지내며 겪은 여러 가지 일들이라는 점 때문에 도시 속에서만 살고 있는 입장에서 어떤 재밌는 일들이 있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요
정말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내내 계속 혼자 킥킥대며 웃느라 너무 유쾌한 독서였네요
겉으로는 산촌일기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그냥 동네 잘 아는 언니가 해주는 재밌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았어요
<양과 강철의 숲>은 정말 고요하고 가슴 먹먹하게 아름답고 순수하고 잔잔하고 안개 같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읽는 동안 무척 아름답다 생각하며 자칫 잘못 만지면 깨져버릴까 조심조심 도자기를 만지는 그런 기분이었는데요 이게 같은 작가님의 글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즐겁고 밝은 이야기였답니다

산속 마을로 일 년간 이사가기로 하고 나서 남편분이 차를 하이에스( 찾아보니 승합차라고 하네요)로 바꾸셨다는 얘기를 하면서 


< 들뜬 남편이 차를 바꾸다 >

전혀 멋있지 않다. 어째서 하이에스로 바꾸었나.

'산에 친구가 놀러 오면 태워주려고'라고 했다. 그러나 남편에게는 친구가 없다.


라고 적으신 부분을 읽고는 한참 동안 웃었구요
주에 2일 마을로 근무를 하러 가는 남편을 보고 둘째 아들이 걱정하며 건넨 말도 기억에 남네요


< 남편, 마을까지 일하러 가다 >

"장래에 가능하면 대학에 가고 싶습니다만."

"오호."

"주 2일 일해서 경제적으로 괜찮을까요?"

"괜찮아, 괜찮아. 곧 엄마 책이 잘 팔릴 테니까."

곧이 언제냐. 안 팔립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그 후 <양과 강철의 숲> 으로 서점 대상을 받으셨지요~
저도 너무 좋아하는 책이랍니다 :)

아들 둘에 딸 하나 삼 남매를 키우고 계신데 등장하는 일화들 모두 작가님뿐 아니라 아이들도 너무 엉뚱하게 귀엽고 재치 있어서 재밌었는데요 에세이에 자기가 등장할 땐 이름 대신 '칠흑의 날개'라고 적어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차남의 이야기가 너무 웃기더라구요
동물을 좋아하고 다소 엉뚱한 막내는 등장하는 모든 장면마다 재밌었는데 제일 기억나는 건 


< 개학 >

딸의 여름방학 숙제를 보니 8천억의 10배가 8만억이라고 해놓았다.

파이팅, 딸. 파이팅, 새 학기.


이거 뭐가 틀린 건지 몰라서 저.... 신랑한테 물어보고 알았어요 ㅠㅡㅠ
파이팅, 호호미. 파이팅!!

산골마을에서 1년을 살며 도시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누릴 수 없는 것들은 체험하며 지낸 시간
저도 함께 산속 깊은 곳을 여행하고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네요
늘 깨끗한 자연환경과 슬로우 라이프가 있는 자연 속의 생활을 동경하면서도 당장 도시의 삶을 정리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너무나 불가능한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들어있진 않을까... 하며 시작했지만 유쾌한 가족들과 다정한 산속 이웃들을 만나보며 즐겁기도 했고 무조건 좋게만 평가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어려움과 힘들었던 점들까지도 담고 있어 거부감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읽어보며 작가님이 너무 좋아져서 다른 책들도 읽어보려 했는데 이번 작품에 중간중간 제목으로 등장했던 책들이 우리나라엔 아직 번역본이 없는 책들이더라구요
너무 아쉬웠는데.... 이번 책이 반응 좋으면 늦게라도 다른 책들도 번역이 되어 나올 수도 있겠죠??
아무튼 저는 이제 미야시타 나츠 작가님은 무조건 믿고 보는 걸로~
장르와 내용에 상관없이 이 작가님 책은 일단 읽고 본다!! 하고 마음속에 찜 할 수 있는 나만의 작가님을 만난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소설이든 에세이든 다음 작품도 얼른 출간되었으면 좋겠네요


'신들이 노는 정원' 이라고 불릴 만큼 풍경이 아름다운 산속 마을~
저도 그런 곳에 꼭 살아보고 싶지만 일단은 이 책을 읽으며 작가님의 산촌 생활을 엿본 걸로 만족해봅니다
일 년간의 산촌일기 재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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