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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 황시운
  • 14,400원 (10%800)
  • 2022-12-05
  • : 208

내가 황시운 작가님을 처음 알게된건 지난해 조선일보 기사에서 10년전 추락사고로 하지마비 판정을 받은후 아주 오랜만에 펴낸 소설집 "그래도, 아직은 봄밤" 이라는 책 소개에서였다.

역시 작가 자신이 겪은 만큼의 고통을 삶의 무게인냥 끌어안고 사는 소설속 캐릭터들을 마주했다.

이번에 새로 산문집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구매해서 천천히 읽었더랬다.

사고 당시부터 수술과 입원, 재활치료의 지난한 과정들, 그리고 끝없는 통증과의 사투.


멀쩡하게 다시 걷고싶은 오직 그 한가지 희망에 모든걸 걸고 그 절실함을 악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갖다바치는 허무함까지 이해가 되었다. 누가 뭐라든 내가 내 두 다리로 걷고싶다는 그 한 가지 소원만 들어준다면 나도 영혼조차 팔수있을것 같으니까...


나보다 한살많은 언니같은 사람이 소변줄을 달고, 기저귀를 차고 엄마에게 대소변 처리를 맡기고

그런 자신의 한없이 무력해지는 모습을 설명할 때는 책 읽기를 멈추고 숨을 고르곤했다.

재활병동에서 같은 처지의 환우들과 길고긴 병동 생활의 에피소드들도 그저 웃고 지나치기엔 

페이지가 가볍게 넘겨지지 않았다.

나는 그동안 장애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는지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고...


책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의 불편한 삶과 통증의 반복됨, 

가족들의 삶과 귀여운 조카바보 고모의 무한한 애정.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애증과 후회 등

각 장마다 하고픈 얘기를 파트별로 구분지어 읽기도 좋았다.

가끔 산문집이란게 앞에서 한 애기를 뒤에 거듭하기도 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물론 이 책도 통증과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작가의 앓는 소리는 반복된다.

여전히 통증이 계속되는게 사실이며 평생을 안고 가야하는 숙제임으로 징징거린다고는 생각하고

싶지않다. 

내가 그만큼의 아픔은 겪어보지 않아서 감히 작가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소리도 못하겠다.

그럼에도 그녀는 다시 산책할 날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의 산책길이 늘 꽃길일수는 없을거다.

가끔 무례한 사람에게 환멸을 느낄때도 있을테고, 또 가끔은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의 배려에 고마움도 느끼며 미움과 감사함을 반복하며 살지싶다.

그녀는 쓰는 사람이니까 그런 감정들도 어여쁜 글들이 되겠지!


마지막으로 작가의 어머님. 성여사님께 나역시 고개숙여 고마움을 전하고싶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올수 있었던것도 어머니 덕분이었단 생각이 드네요.

아픈 사람을 돌본다는건 두 사람의 몫을 한꺼번에 사는거란 생각이 드니깐요.


작가님의 통증이 조금 약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내 맘대로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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