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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유님의 서재
  • 작은 책방
  • 엘리너 파전
  • 16,200원 (10%900)
  • 2023-12-21
  • : 4,257
이도우 작가가 직접 번역했다고 해서 얼른 주문한 '작은 책방'.
이 책을 며칠 전에 배송받았지만 연말 폭탄 업무+지독한 감기로 내내 읽지 못하다가 드디어 성탄 연휴를 앞둔 금요일 저녁, 비로소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책장을 펼쳤다.
목차를 보니 기억나는 이야기도 있고, 낯선 제목도 있다.
어렸을 때 계몽사 시리즈(빨간색 책등. 50권 한질?)를 통해 엘리너 파전을 알게 됐는데 그녀의 이야기들은 신선하고 위트 있고 허를 찌르기도 하지만 사실 '조금 난해하다' 가 그 당시 나의 일반적 감상이었다. 재밌게 읽다가도 어느 대목에선 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낯선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일곱 번째 공주, 작은 재봉사 이야기는 너무 재밌어서 수십 번은 읽은 듯 하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그 계몽사 책들은 이사를 다니면서 어느 순간 보이지 않게 되고 나는 파전을 잊어갔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 파전의 동화를 읽는다. 일곱 번째 공주와 작은 재봉사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다 <왕과 보리밭>을 읽고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나의 심연을 향해 잠잠히 질문하게 되었다. 나의 머리와 마음과 행동은 아직도 일치되지 못한 채 어리석은 쳇바퀴를 돌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쓴 파전과 이도우 작가의 섬세한 번역에 감탄과 감사를 느꼈다.
그리고... <코네마라 당나귀>에서는 결국 아픈 눈물과 따뜻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책을 다 읽지 않았지만 이미 오늘치의 벅찬 것들이 만선이 되어 초록색 하드커버를 조심스런 손길로 덮었다. 그때 반짝! 하고 불빛에 반사되는 초록 테두리가 어찌나 영롱한지! 책이 나에게 잘 읽었어? 하고 말을 걸어주는 것 같았다.
초판 한정선물 엽서들도 정말 이쁘다. 지인들에게 연말 감사의 마음을 이 엽서에 써서 전하려고 한다.

아이들은 물론, 청소년, 어른들에게까지 재치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읽힐 파전, 그리고 그 가치를 높이 사서 직접 이 작품을 섬세하고 유려하고 따뜻하게 번역해준 이도우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책 퀄리티는 두 말하면 잔소리)

내일 읽을 나머지 이야기들 덕분에 더없이 행복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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