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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 이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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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20-03-31
: 5,412
어린 시절, 일부 어른들(버스 기사나 문구점 주인 등)의 말과 행동에 자책감,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었다. 어른이 되어서야 그들의 언행이 약한 대상을 향한 한낱 비겁한 폭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산문집에 실린 '여름날의 적의'는 나와 같은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면, 혹은 그것을 가까이 지켜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글이다. 미성숙한 어른이 품고 있는 '적의'의 근원을 날카롭게 꿰뚫어본 '여름날의 적의'. 나의 어린 시절과 사회 초년생 때 느꼈던 자책감이 꼭 내 잘못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받은 것 같아 위로가 되었다. 사람들과 소통을 하다보면 의식중이든 무의식중이든 종종 느끼곤 하는, 말로는 정확히 표현하기는 힘든 어떤 미묘한 감정들이 있는데, 그것을 언어로 적확하게 표현해내는 작가의 통찰력과 표현력이 놀랍다.
그 외에 인상 깊게 읽은 글은 '평행사변형 모양의 슬픔', '나를 알아보시겠어요, 엄마?', '그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디킨시언의 집' 등이 있다. 그런데 아마도 이 산문집을 읽을 때마다 최애글이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다. 왜냐하면 오늘 겪은 나의 경험에 따라 글들이 또다른 형태로 내게 말을 걸 게 분명하기 때문이리라.
삶의 순간순간의 질문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산문집을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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