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3 오후 열시 이십삼분 계엄
누군가의 무사를 바라며 앉아있던 시간
내가 이 세계를 깊이 사랑한다
- 12월16일 월요일 오후 두시 사십이분
회사 동료에게 이번 계엄의 위법성을 설명하다가 이유를 모르게 언짢아졌다고 했다. 이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말할수록 말하고자 하는 것이 가벼워지고 하찮아지는 것 같았냐고 묻자 어떻게 알았느냐고 반문한다. 나도 겪곤 하니까. 그 무서운 일을. 내게 너무나 중요한 그것이 당신에게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목격하는 일, 사람의 무언가를 야금야금 무너뜨리는 그 일을
- 12월 18일 수요일 오전 네시 삼십구분
광주는 어떻게 견뎠을까. 1980년 이후로 그 혐오와 오욕을, 타지의 이웃을 어떻게 견뎠을까
- 12월 19일 목요일 오전 열두시 십칠분
그와 내가 같은 날刀에 베였다
우리뿐일까
구호는 이제 ˝윤석열을, 체포하라˝가 되었다. 평생 그 정도의 진심을 담아 누군가의 이름을 외친 적이 없다
나는 손상되었습니다
엄중함을 엄중함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받은 상처로 사랑하는 것,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남은 상처로 손상되었고
그 일부를 일기에 담았습니다
이 국면을 함께 지나온 사람들,
여러분과 동시대를 살아 다행이었고, 영광이었습니다
다른 날 다른 때 우리가 또 서로를 알아볼 수 있기를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