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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님, 강녕하신지요. 한 달 전 보내주신 서찰을 읽고 저는 사실 두렵기만 했습니다. 사찰에서 말씀하셨지요. 설령 거사가 성공하지 못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하여도,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했다는, 우리가 저항했다는 기록을 후대에 남겨야 한다구요

숙부님, 저는 이제 더 이상 나약한 유배자가 아닌 역사의 증언자로서 숙부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성공한 역모가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버린다면 앞으로의 조선은 창칼을 앞세운 피비린내 나는 난이 수십 년 수백 년 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설령
거사가 실패한다 하더라도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 했던 우리가 목숨을 걸고 저항하려 했다는 기록이 후대에 전해질 것입니다




내가 지금 하는 행위가 실패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이 시도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역사 의식이라는 거예요. 그런 방식으로 역사에 접근하고 공부하면, 행위에 대한 결과보다 과정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요. 내가 하는 행위가 역사의 발전에 부합되는 것인지 아닌지를 인식하고, 만약 부합한다면 그 행동의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나의 이 행동은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고 나아가는 거거든요. 그런 것들을 역사를 통해서 미리 학습하는 거죠. 그런 사례가 없으면 힘이 빠지잖아요. ‘실패할 게 뻔한데,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나?’ 싶을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훌륭한 성공 사례들을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지금 나도 역사의 진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행위를 하고 있다’라는 생각으로 무장하고 힘을 비축하게 되는 것이고, 그러면서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않는 거죠 - 최태성

부당한 승리자의 기록보다 정의로운 패배자의 기억이 더 위대하다

분명한 것은 역사적 평가는 냉정하고 지속된다는 것이다

실현되지 못한 정의를 기억하는 사람들

그리고 역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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