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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
  • 알랭 드 보통
  • 13,500원 (10%750)
  • 2011-12-28
  • : 34,981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평생 끊임없는 무수한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간다. 수 많은 사건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판단과 선택을 하게되고, 자신이 앞으로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시도를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라는 것에 플라톤의 이데아처럼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기준이 있다면 그 순간 자신을 평가하고 남과 비교하는데 얼마나 용이할까? 그런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나는 누구보다 뛰어나다. 너는 나보다 부족하다. 그런 잣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그들은 그렇게 철학적, 미적 기준들을 만들어나갔던 것일까? 하지만 이 기준이라는 것에 절대기준은 존재할 수 도 없을뿐더러, 존재해서도 안되는 것이기에 우린 끊임없이 상대적 기준, 상대적 비교를 통해서 성장하기도 좌절하기도 하며 끊임없이 평생동안 불안감에 휩쌓여 살아가게 되어있다. 정녕 이 불안이라는 것은 자기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인 것인가? 그렇다면 이 불안이라는 것은 어떻게 하면 덜 느낄 수 있는 것일까? 더 많은 것을 소유한다면? 더 많은 것을 성취한다면?

  

또 다시 부활했다. 4대악, 악이라는 것을 규정하는 것에는 한단계 더 나아간 의미가 있다. 그들이 선이라고 믿는, 절대 선이라고 믿는 개념들을 규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도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그들의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들을 만들어 낸다. 그것은 가지지 못한 자들은 가지지 못할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이유를 만들어 내기 위함이다. 특정한 상황으로 인하여 그들이 정의한 성공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그런이들이 삶을 당면함에 있어서 느끼는 불안, 이것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노력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불안, 그런 것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성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길 속에서는 철저히 배제되어있다. 자, 그렇다면 우린 성공이라는 개념을 다시 재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들이 정해놓은 선과 악이라는 개념, 성공과 실패라는 개념을 나 자신에게 정말 진지하게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 강요된, 주어진 개념에 의해서 희생되고 있는 반대개념 속, 나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삶이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 배우기 전에, 살아야만 했던 것이다. 왜 살아야만 하는지도 모른채 우리는 살아야만 했다. 그런데 우린, 많은 돈을 벌지 못하는 영역안에서 나의 특정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나의 도덕성이 훼손당하기도 한다. 자본주의가 들어서면서 끊임없이 시도된 부와 선의 연결, 고가의 제품은 더욱 아름다운 것이고, 더욱 많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명예로운 사람이며, 희소성이 있는 제품은 더욱 가치있는 것이 되었다. 그러면서 그런 삶을, 모습을, 물자체를 소유하고 영위하게 되는 것에다가 행복을 연결시키기 까지 한다. 즉, 우린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게 되어버린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어쩔 수없이 주어진 사회구조는 자본주의다. 소유의 개념을 무시하고 살아갈 수 없다. 그리고 소유로부터 오는 행복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그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 우리 삶은 감탄 할 것이 많이 있고, 아낄 것이 많이 있고, 나눌 것이 많이 있으며, 사랑할 것이 많이 있다. 사회구조가 나에게 강요해버린 그 구조속에서 당연하다 생각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가기에는, 우리 개인의 역량은 너무나 무궁무진하다. 즉, 소유로부터 오는 불안으로부터의 회피만을 자신의 삶의 영역으로 넣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끊임없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모색하고, 이유를 찾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자기의 길을 걸어가는 인생, 그 속에서 소유도 존재할 수도 쾌락도 존재할 수도 절망도 존재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무엇을 행동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삶의 이유를 알게 될 것이며, 그 무엇인가를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진정한 행복의 출발일 것이다.

 

나 자신을 괴롭히고 속박하고 있는 다양한 불안은 분명히 자기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어떤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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