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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런작당

저는 고교시절 미술시간에 크게 혼난 적이 있어요. 미술시간 직전이 국어시간이었는데, 글쎄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미술시간에 국어책을 그대로 책상 위에 올려뒀던 거에요. 수업을 하시면서 교실을 한 바퀴 돌아보시던 선생님이 국어책을 펴놨다고 책상에 머리를 박게 하셨죠. 그날 이후로 미술에 '미'자도 싫었던 거 같아요.

 

 

아니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손재주도 꽝이고요. 어쩐 일인지 저희 엄마나 언니나 여동생은 손재주가 좋아서  점토로 인형을 뚝딱뚝딱 만들어 집안에 가습기 역할을 하는 풍차까지 세트로 만들어내신 엄마나, pop나 캘러 그라피 같은 글씨체도 곧잘 쓸 정도로 손재주가 좋은 언니나 여동생과 비교해서 저는 글씨도 삐뚤빼둘할 정도로 손재주가 없답니다. 그래서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들을 보면 무척 부러워요. 이곳 알라딘 서재에도 1일 1그림 그리시는 분이 계시잖아요. 이름을 불러드리고 싶은데 실례가 될까 봐 이름을 불러드리진 못하겠지만, 무튼 그분들을 보면 여간 부러운 게 아니랍니다.

 

 

도서관에서 이런 책을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이게 그림이랍니다. 펜으로 그린 그림이요*0*~~

 

 

 

 

 

 서양화가이신 이미경 작가님은 임신 때문에 일을 쉬시게 되셨대요. 어느 날 유모차를 끌고서 산책을 나오셨는데 마을에 있는 구멍가게를 보시고 그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셨다고 해요. 그 이후 20년 동안 구멍가게를 찾아다니며 유년시절의 추억도 떠올리셨고 사라져가는 우리 옛 추억의 장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책에 잘 담아놓으셨지요.

 

 

그런데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예쁘고 정겹고 그리운 감정들이 홍수처럼 몰려오는 거에요. 흐드러진 자연 풍경 속에 마치 카멜레온처럼 숨어든 가게의 모습이 원래 하나인거처럼 한폭으로 어우러진 그림도 멋졌고요.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화가들이란,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푸석거리는 마음에 단비를 내려주는 신의 선물이 아닐까하고요. 물론 그림을 잘그리신 모든 분들을 포함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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