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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방이 네 개 있었다. 내 방, 동생 질의 방, 부모님 방, 그리고 시체들의 방.

벽에는 액자들이 걸려 있었는데 그 속에선 아버지가 사냥총을 들고 죽은 동물을 밟은 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어머니의 주된 기능은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아메바답게 창의적이지도 않고 취향도 없었으며 마요네즈를 엄청 많이 쓰곤 했다.
나는 차마 질을 볼 수 없었다. 그 애와 눈이 마주치면, 온 힘을 다해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내릴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우는 모습을 질이 보지 않기를 바랐다. 내 비참함이 전염될까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 애의 머릿속에서 들끓고 있는 기생충이 내 눈물을 먹고 자랄까 두려웠던 것이다.- P82
나는 삶이 나에게 선사한 그 모든 경이로움을 보았다. 공포를 보았고, 아름다움을 보았다. 그리고 아름다움이 승리했다. 나는 약하지 않았다. 나는 질을 영원히 잃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약하지 않았다. 나는 먹잇감이 아니었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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