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라는 현대, 겹치는 운명에서
최예림 2024/04/2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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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하는 인간
- 자크 베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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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9
중세 후기 유럽의 식자, 교육, 대학의 역사 나아가서는 지식과 권력의 역사를 상세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식자’는 무엇이고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떠한 권력을 점하고 또 점하지 않았는지. 그 사이 식자가 아닌 이들의 위상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미시적이고도 통시적인 관점에서 서술한다.
교육이나 대학의 본질에 관한 통찰을 담아낸 문장은 현대에도 유효하다. 이를테면 사회의 지도적 집단에 포함되려는 의지를 실현하는 데 대학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거나, 교육의 수준이 높다고 얘기되는 자들이 아닌 자들과 차별을 두기 위해 애썼던 욕심과 그 변화 같은 부분이 그렇다. 자크 베르제가 택한 중세 후기 유럽의 시대를 똑바로 바라보고 서술하려는 저자의 시도가 드러나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임에도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다. 특히 중세라는 시대의 성격상 그 교육과 대학의 역사가 종교와 어떤 식으로 나란한지를 담아낸다.
교육과 능력주의가 감춘 부조리와 환경 차이를 고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책은 참 흥미로웠다. 이것이 비단 현대, 현재에 탄생한 문제가 아니며 꽤나 오래 전부터 성취와 권력은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교육이 권력의 유지와 획득에 얼마나 깊이 있게 관여하는지를 따지고 드는 부분에서는 그 대목을 똑 떼어 지금 한국 사회에 적용해도 될 만큼 적절하다는 생각도 했다.
많은 연구와 사례를 두고 분석하는 만큼 내용이 다소 방대하다 느낄 수 있겠으나 적절하게 내용을 나누어 전개된다. 그런 점에서 목차도 깔끔하다. 사실 이번 서포터즈 서평 도서로 이 책을 선택할 때만 해도 내가 잘 안 읽을 것 같은, 자의로 고르지는 않을 것 같은 책을 고른 것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의외로 재밌어서 선택하길 잘했다 싶었다. 중세와 현대, 그 겹치는 지점을 읽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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