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이것이 인간인가
Lomain 2016/08/0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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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인간인가
- 프리모 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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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12
- : 12,835
어느 날, `내일`이라고 말하는 게
아무 의미를 갖지 않을 때까지.
그의 첫 저작, 그는 이 책으로 분노를 터뜨리기 보다는 증언을 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거친 문체가 급박함을 전해준다. 그러나 그 거친 문체 속에서 담담한 그의 어조와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이 수용소를 파헤친다. 이성을 가질 수 없을 만큼 반복되는 본능 욕구에 복종할 수 밖에 없고, 이해하려 들면 오히려 낙오되며, 갖잖은 동정심을 품게 되면 도태된다.
무(無)로 향해 내동댕이 쳐지는 인간, 인간을 인간이라 말할 수 없는 상태로까지 내몰린 헤프틀링(피수용자)들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시 그들이 일어서는 과정이 그려지는 뒷부분에서는 존엄을 갈구하는 인간을 볼 수 있다.
인간이 인간을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수용소의 있는 헤프틀링은 인간이 아니기에 죽어가는 인간을 방치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게 아니라 인간이 될 수 없도록 길들여졌다. 생각할 수 있는 빈틈이 생기면 양심으로 인해 가책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이다.
이것이 인간인가? 그러나 그들은 인간일 수 있도록 지친 몸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간다. 인간은,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나아가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부록에서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었는 지에 대해 이렇게 썼다.
`수용소로 들어가기 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것, 그러니까 등산으로 체력이 단련되어 있었다거나 화학자였다는 것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았다. 화학자라는 직업 덕분에 마지막 몇 달 동안 약간의 특권을 누릴 수 있었지만 말이다. 아마도 그보다는 지칠줄 모르는 인간에 대한 관심이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뿐만 아니라 꼭 살아남아 우리가 목격하고 참아낸 일들늘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된다는 의지가 생존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암흑과 같은 시간에도 내 동료들과 나 자신에게서 사물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보겠다는 의지, 그럼으로써 수용소에 널리 퍼져 많은 수인들을 정신적 조난자로 만들었던 굴욕과 부도덕에서 나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고집스럽게 지켜낸 것이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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