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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쥐보스의 서재
  • 스모킹 오레오
  • 김홍
  • 11,700원 (10%650)
  • 2020-09-07
  • : 276



저번엔 총이었구나. 그러니까 저번엔. 김홍의 『스모킹 오레오』는 시기적으로 2020년에 출간되었고 그의 첫 책이었다. 소설집이 나오기 전이었으니 아직 그의 우주적 세계관을 접할 수 있는 공식적 문서는 『스모킹 오레오』가 처음이었다. 책은 돌고 돌아서. 왜 그렇게 어지럽게 돈대니. 한자리에 가만히 있을 순 없나. 가만히 있다고? 도는 건 지구랑 미친 사람들뿐이라고. 하긴 그것도 맞는 말이네. 


어쨌든. 비유적으로 책은 돌고 돌아서 2025년의 어느 가을에 『스모킹 오레오』가 찾아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찾은 것. 오레오를 피운다니. 호기심이 잔뜩 일었고 이기호 소설가의 추천사는 호기심을 더더욱 증폭 시켰고 가을장마가 지긋지긋하다고 느끼면서 『스모킹 오레오』를 읽었다. 


이번엔 총이었구나를 쓰지 않은 건 첫 소설을 한참 후에 읽었다는 것. 총이었고 마트였고 울음이었고 말뚝이었다. 점점 진화하는 것 같은데 연관성이 딱히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소설이 산이 아닌 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별의별 소재들이 등장해야 하니. 총이었네를 받아들여야 한다. 


줄거리는 이렇다. 그러니 고급 인력들이 간추려 놓은 줄거리를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서 클릭해서 읽으면 된다. 열심히 리뷰를 써보지만 전문 인력들이 써 놓은 책 소개 글을 읽으면 자괴감이 든다.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 유튜브 프리미엄은 유지 못 하더라도 보험료는 꼬박꼬박 내라. 언제 어떻게 아프고 다칠지 모르니까. 


총이 있고 총이 편지를 보낸다. 총에게 자아를 심어 주고 총은 자신을 만들어서 발사하라고 말한다. 성공하면 비트코인을 주겠다고. 설계도면에 따라 총을 만들지만 이상하게도 총은 총격범을 파괴한다. 그러다가 잘못 발사된 총알은 무고한 시민 두 명을 다치거나 죽게 만든다. 그중에 오수안. 


총을 맞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 후로 미각을 상실했지만 평소 먹던 오레오는 달랐다. 오레오를 먹고 바르고 피운다. 그러면서 총과 하나가 된다. 세계 평화를 지키겠다는 의리적 수호심은 없지만 총을 맞고 난 이후로 변해버린 자신이 낯설다가도 받아들이고 만다. 서울 곳곳에서 총이 발사되고 사람들이 죽는다. 오수안과 총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이 모인다. 


『스모킹 오레오』는 그 뭐냐 소설적 핍진성과 개연성을 버리면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는 소설이다. 김홍의 초기작이어서 덜 황당하면서 그런대로 현실과 맞닿은 이야기로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왜 하필 오레오인지는 따지지 말자. 표현대로 과자답지 않은 오레오의 고전적이고 기품 있는 문양이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급스럽고 귀족적이게 만들지 않나. 


근본으로 따지면 하얀 크림의 오레오를 먹어야 하지만 초코 오레오가 훨씬 맛있다. 변종을 사랑한다. 다 끊을 순 있지만 과자만은 끊지 못하겠어요. 『스모킹 오레오』의 총의 상징성을 분석해야겠지만 귀찮다. 총이 있었고 자신이 총이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쏘는 건 싫은 그런 총인데 자신을 없앤다고 한들 다른 총의 등장을 막을 순 없는 허약한 총이라는 거. 


그러지 말고 오레오나 한 대 피우러 가자. 오레오가 싫다면 신상 와사비새우깡이라도. 이건 피울 때 조심해야 한다. 톡 쏘는 와사비의 향 때문에 사레 걸릴 수 있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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