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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쥐보스의 서재
  • 미묘한 메모의 묘미
  • 김중혁
  • 13,500원 (10%750)
  • 2025-07-04
  • : 16,522


최근 아이유 버전의 〈네모의 꿈〉이 새로 나왔다.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으로 시작되는 그 시절의 노래. 다만 달라진 건 네모난 조간신문이 네모난 스마트폰으로 바뀌었다.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했다. 우리말의 자음 중에 네모는 'ㅁ'이다. 편안해질 수 있도록 'ㅁ'이 들어간 말을 떠올려 볼까. 마음, 미역, 모형, 만남, 머리. 내 이름에도 'ㅁ'이 두 개나 들어가 있다. 내 이름을 부르고 떠올리면 마음이 편안해질까. 


소설가 김중혁의 신간 에세이의 제목은 온통 'ㅁ' 천지다. 『미묘한 메모의 묘미』 줄이면 미메묘. 메모 역시 'ㅁ'이 두 개나 들어 있다. 오늘부터 메모를 생각하자.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책날개에 김중혁 자신을 소설가, 메모 전문가로 적어 놓았다. 책을 읽어보면 그가 얼마나 메모에 진심인지 알 수 있다. 다양한 메모 앱을 쓰고 종이와 수첩에도 메모를 했다. 


그것들은 시가 에세이가 소설이 되기도 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의 현실 버전. 한 줄의 메모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에는 메모에 진심인 소설가가 그동안 쓴 메모 앱과 메모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다. 내가 모르는 것도 일부 아는 것도 있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게으름과 귀차니즘을 신봉하는지라 꾸준히 메모를 한 적이 없다. 생각이 떠오르면 흘려보낸다. 


그게 조금 아깝다는 생각에 갤럭시 휴대전화 기본 앱인 노트 앱에 한두 줄씩 쓰기도 하는데 쓰고 나서 다시는 읽지 않는다는 게 함정이다. 부끄럽고 나 자신이 서먹해지는 기분이다. 한 우물을 파라는 어른의 말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꾸준히 메모를 한 소설가는 메모를 주제로 에세이를 쓴다. 소개해 준 메모 앱 '데이원'을 한 번 써볼까 한다. 


그러고 또 안 쓸 게 뻔해서 앞뒤로 펼칠 수 있는 수첩을 꺼냈다. 그날그날 느끼는 감정을 한 단어로 쓰고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써보는 감정 수첩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책의 효용은 나에게 시도라는 걸 해보라고 권유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치의 시도나 이틀 치의 시도가 된다. 삼일이 되면 기쁘겠다. 오늘로써 감정 수첩 기록 삼일 차거든. 무엇이든 써볼까 하고 옆에 펼쳐 두었다. 


'메모를 시작하는 순간 우리 모두는 작가가 될 수 있다.' 무엇이든 쓰게 된다의 작가답게 희망을 주는 말을 해준다. 아무 말이라도 적어 보는 것. 생각을 흘려보내지 않는 것. 빈 방에 갇혀 있지 말라는 말로 들려서 메모장처럼 가벼운 책 『미묘한 메모의 묘미』 미메묘를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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