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 방기한 유튜브 알고리즘의 세계. 집을 보러 다니는 숏츠가 올라온다. 보증금 얼마에 월세 얼마. 엘리베이터가 있냐 없냐로 시작해 집안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신축과 구축, 옵션의 유무에서 보증금과 월세는 달라진다. 사람이 없는 빈집을 보기도 하고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을 소개해 주는 영상을 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이 살고 있는 화려한 집의 영상도 알고리즘에 의해서 올라온다.
청소와 정리 정돈을 하는 영상을 보기도 한다. 좁은 집에 물건이 많기도 하다. 임신을 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집을 정리하지 못했다는 사연이다. 재능기부로 채널주는 사연자와 함께 집을 치운다. 물건에 추억과 사연이 있어서 버릴 수 없다는 사연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물건을 비운다. 깨끗해진 집을 구경하면서 일 년 넘게 쓰지 않은 물건을 비운다.
앤드 앤솔러지 시리즈 중 하나인 『전세 인생』에는 집을 주제로 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집을 매매할 것이라 말하며 타인의 집을 보러 다니는 신혼부부,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십 대 청년, 힘들게 전셋집을 구했는데 전세사기를 당한 가족, 죽은 집주인과 동거하는 청년, 헤어진 애인과 월세 때문에 할 수 없이 다시 사는 연인. 『전세 인생』에는 내 집이 없기에 겪는 수모와 슬픔이 있다.
현실적인 주제의 소설들이라 빠르게 읽힌다. 지금, 여기의 일들을 말하고 있으므로. 회사 보유분으로 지금 이 가격으로 살수 있는 건 마지막이라고 아파트 분양 전단지가 붙어 있었다. 아무리 읽어도 전단지에 쓰여 있는 단어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몇 억이 넘는데. 대체 어떻게들 집을 살까. 대출이라는 걸 끼고 사겠지만 한 달에 이자와 원금을 갚아갈 일이 만만치 않을 텐데.
어떤 인생으로 살아갈지 모르겠다. 아니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 번만 살게 될 것이므로 사는 대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면서 살라고 했지만 나의 인생에 붙일 수식어를 찾지 못했다. 『전세 인생』에서 웃기고도 슬펐던 소설은 죽은 집주인과 당분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담은 「보금의 자리」였다.
사람보다 유령과 살면서 의지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는 전세 인생. 우리의 일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