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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아쉬운 책
팀홀튼 2020/03/1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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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민
2020-03-11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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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 같이 연극할래?> 책을 쓴 동화작가 진형민입니다.
이렇게 갑작스레 글을 남기게 되어 혹시나 마음 불편하진 않으실까 염려가 됩니다만,
그래도 저의 여러 가지 고민에 대한 말씀을 함께 나누고 싶어 결례를 무릅썼습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먼저, 이번 책이 선생님께 흡족한 텍스트가 되지 못한 듯하여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교육연극을 오래 공부하시고 실천해 오신 분들께는 많이 부족하게 느껴지실 거라 저 역시 생각합니다.
저는 동화작가로 등단하기 전에 초등대안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며 아이들을 만나왔습니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갈급함은 있으나 정작 품은 것이 많지 않아 늘 동동거리며 지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저는 당시 초등 1-6학년 국어과 수업을 전담해 진행하였고, 개인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때마다 연극 수업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대학 때 연극동아리 활동을 했었고 졸업한 뒤에도 동문 극단에서 가끔 공연 작업을 해 오던 참이라 연극을 교육에 접목시키는 일이 저에게는 아주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교육연극에 대한 짧은 연수를 받고 여러 가지 드라마 기법을 수업에 적용해 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연극동아리를 꾸려 스스로 공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봐 주기도 했습니다.
대안학교의 제반 상황이 늘 다급하고 어려웠던 터라 이런저런 공부를 더 깊이 하지 못한 점은 지금도 많이 아쉽게 생각합니다.
제 안에 연극에 대한 이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출판사에서 어린이 희곡 시리즈 작업을 함께하자고 제안했을 때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희곡집만 아이들 손에 쥐어 준다고 즐겁게 연극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아이들이 완벽한 퍼포먼스만을 목표로 하느라 공연의 과정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학교에서 아이들과 연극할 때 늘 함께 얘기했던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연극에 참여하는 이들 중 누구 한 사람이라도 없으면 이 연극은 완성될 수 없다, 심지어 관객조차도 이 연극을 마지막으로 완성해 주는 소중한 존재다, 연극은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장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공부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배역을 맡아 무대 위에 설 것인지, 무대 아래에서 소품을 만들고 음악을 고르는 일을 할 것인지,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스스로 고민해서 결정하고 나면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함께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또 하나는, 아이들이 연극의 전 과정을 만들어 가는 주인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희곡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바꿀 수 있고, 동선을 어떻게 그리고, 무대를 어떻게 세우고, 음악을 어떻게 넣을지를 모두 회의를 통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해 주었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준비 과정 뿐 아니라 공연 중 무대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까지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충분히 격려해 주는 것 정도로 제 역할을 줄이고 지켜보는 쪽을 선택한 것이지요. 교사가 개입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높은 성취를 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연극 작업을 통해 얻어야 할 것은 매끄러운 결과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같이 연극할래?> 책을 쓰기로 결정하고 나서는, 이 책은 누구를 위한 책인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먼저 했습니다. 연극이 개정된 교육과정 안에 정식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출판 시장이 움직이는 것도 그에 기인하는 바 크지만, 저는 이 책을 ‘연극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공연 길잡이 책’으로 설정하고 작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동안 만났던 아이들과 진행했던 연극 기초 수업과 실제 공연 진행 과정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쓰게 된 것입니다.
주변에 연극을 교육적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계시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막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의 바탕이 된 셈이지요.
사실 학교 교육과정 내의 연극 수업은 시간이 지나면 곧 자리를 잡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조만간 다양한 교사 연수들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고 그러면 선생님들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의미 있는 연극 수업을 운용해 내실 수 있겠지요. 시간이 지나면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들이 분명히 생겨날 거라 믿습니다.
출판사의 마케팅 과정에서 마치 이 책이 교과서 내 연극 수업에 대한 유용한 지침인 것처럼 홍보된 것이 저 역시 민망하고 난감하긴 합니다만, (어쩌면 그래서 선생님께서도 더욱 언짢으셨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한 가지 제가 위안 삼는 것은 앞으로도 어린이 연극에 대한 더 다양한 책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점입니다.
교육연극의 관점에서 여러 가지 연극 작업을 할 수 있는 새 책들도 곧 여러 권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문가 분들이 필자로 참여하여 학교 현장에 힘을 보태 주시기를 저도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 부족한 책도 어린이들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연극 책들 중 한 권으로 조금은 편안히 읽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저 역시 지금의 상황을 좀 견디어 보고자 합니다.
선생님께서 남겨 주신 글을 보고 답을 드릴까 어쩔까 여러 번 고민했습니다.
이전에 출간된 제 책들 역시 여러 관점의 서평들이 공존하였고, 저는 작가로서 서로 다른 여러 피드백들을 수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세상에 내어 놓은 문학 텍스트는 그럴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 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혹시나 이 책을 어린이 연극에 대해 무관심한 이들이 시류에 맞추어 급조한 책이라 생각하시고 두고두고 마음 언짢아하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작가의 진정한 태도가 책의 부족한 점을 다 메울 수 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어린이나 어린이책에 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적당히 자료들을 섞어 만든 책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씀 드리는 것이 그래도 선생님께 조금 위로가 되시지는 않을까 싶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글을 전합니다.
아마도 저는 당분간 어린이책 작업을 계속하게 될 듯합니다. 좋은 책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아직도 선뜻 답을 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천천히 정성껏 써 보고자 합니다. 훗날 아이들 곁에 기쁘게 놓아 줄 수 있는 책을 들고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세상이 두루 어수선하지만 몸과 마음 늘 평안하시길 빌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동화작가 진형민 드림 (barium@naver.com)
baramsi
2020-03-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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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세심하게 살펴보셨으면 극을 만들면서 행복하게 웃는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쓰셨을텐데...이미 책으로도, 연수로도 이전 대학의 연극 공연 방식과 다른 흐름이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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