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보면
너와 나 몸을 포개고 있는 것을
손끼리 잠깐 스쳤다고도 할 수 있겠다.
손끼리 잠깐 스친 걸로
평생을 잊지 못한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 옆에서
몸을 포개본 적 있는 사람은
그럴 수 있지 끄덕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외톨이지만 고독하지 않다는 말을 들으면
잠깐 말문이 막히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구나
떠나보냈지만 그가 돌아올 것을 믿는구나
상대에 대해 조금 알 수 있는 건지도.
달이 0개 뜨는 밤.
인공 조명에 생긴 인공 그림자를 내려다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