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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죽었다.

전용 헬기를 타고 가는데 헬기가 떨어졌단다.

이 사고로 코비와 함께 그의 13살 딸도 저 세상으로 갔다.

허무하다.

선수시절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은퇴한 게 불과 얼마 전,

이제 레전드로 대접받을 일만 남았는데 이런 참극을 당한 것이다.

코비는 통산 득점에서 역대 3위였는데,

어제 르브론이 자신의 득점기록을 추월해 4위가 됐다.

경기 후 코비는 SNS에다 이런 축하글을 남겼다.

"내 형제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게 코비가 공식적으로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워낙 대단한 선수였기에, 현역 선수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애틀란타의 떠오르는 스타 트레이 영은 오늘 경기 때

자신의 유니폼 대신 코비의 등번호 8번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감동적인 장면은 그 다음이었다.

농구에서는 공을 잡은 뒤 8초 안에 상대편 코트로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토스된 공을 잡은 트레이 영은 공을 잡고 코트에 앉아 있었다 (선수시절 8번을 달았던 코비에 대한 추모였다).

심판은 냉정하게도 8초 바이얼레이션에 대한 호각을 불었다.

공격권이 넘어갔다.

상대 팀인 워싱턴의 토마스라는 선수도 역시 공을 잡고 가만히 있었다.

농구에서는 공을 잡은 뒤 24초 안에 슛을 던져야 한다는 룰이 있다.

하지만 토마스는 그냥 있었고, 그 누구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시간이 되자 심판은 24초에 대한 호각을 불었고, 공격권은 다시 애틀란타로 넘어갔다.

믿겨지지 않는 태업성 플레이,

평소 같으면 야유가 쏟아졌겠지만,

이날은 누구도 여기에 대해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이들의 추모에 공감해 줬다.

뒤늦게 유튜브로 이 장면을 보면서 난 눈물을 펑펑 흘렸다.

코비의 팬은 아니었지만, 같은 길을 걷는 선수들의 추모방식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아서다.


https://www.youtube.com/watch?v=qOcMSFaOJ-o


양쪽 다 한 차례식 바이얼레이션을 범한 뒤 작전타임이 불려졌다.

트레이 영은 8번 유니폼을 벗고 자신의 원래 유니폼인 11번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진짜 경기가 시작됐다.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야 하고, 그들에게 주어진 의무는 멋진 경기를 펼치는 것이니까 말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 트레이 영이 8초 룰을 어긴 것은 코비의 등번호 8번을 추모하는 의미였다. 하지만 코비는 선수시절 후반기엔 24번으로 바꿨고, 그 등번호가 코비의 상징처럼 돼있다. 그 후 열리는 경기마다 선수들이 굳이 상대방 코트로 넘어간 뒤 24초 바이얼레이션을 범한 것은 그런 이유다. 당분간은 이런 식의 코비 추모가 이어질 텐데, 부쩍 눈물이 많아진 난 이 영상들을 보면서 눈물을 쏟을 것 같다. 아, 이 인간들, 졸라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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