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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고쿠도님의 서재

안녕하세요, 교고쿠도입니다. 이번 달 역시 눈에 띄는 재미난 책들이 많은 것 같아 흐뭇합니다. 특히 문자, 메일로 신간알림을 신청해둔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 굉장히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하지만 지금까지와 달리 이번 기수에서는 제가 선정작을 영 못 맞추고 있는 것 같아서 약간은 의욕이 꺾이지만, 그래도 쫄지 말고 당당히 제가 좋아하는 책들 열심히 추천하려구요. '_'

 

히가시노 게이고 <매스커레이드 호텔> : 일본 추리물 중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읽는 몇몇 작가들이 있는데, 그 중에 히가시노 게이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그의 작품들은 '정말 대단한 것'아니면 '그다지 감흥이 없는 것'으로 편차가 큰 편이라 생각되지만요. (유카와 교수 시리즈, 가가형사 시리즈는 대부분 훌륭한데, 추리물을 빙자한 불륜이야기-_-였던 <새벽 거리에서> 같은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이번 신작인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과연 어떨지, 작품 소개로 봤을 때는 꽤 흥미진진해 보입니다. 유카와 교수의 가가 형사의 뒤를 이은 새로운 캐릭터, 닛타 고스케 형사의 활약이 기대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리낌 없이 가면을 쓰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마쓰모토 세이초 <잠복> : 일본 추리물의 대부, 마쓰모토 세이초입니다. 모비딕과 북스피어, 두 출판사가 공동으로 '세이초 월드'시리즈를 번역출간하고 있는데 참 반가운 현상입니다. 저번에 출간된 논픽션 <일본의 검은 안개>와 <미스터리의 계보> 역시 굉장히 흥미진진했는데, <잠복>은 지난달 추천페이퍼 작성할 때 추천하려고 했으나 출간일이 7월이라 아쉽게도 추천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추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잠복>은 세이초의 단편들을 모은 단편집인데, 개인적으로 장편보다는 짧은 시간 안에 쇼부를 보고 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단편을 선호하는 터라 완전 기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세이초는 처음에 등단할 때도 나오키상이 아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는 등 순문학과 추리물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는, 문학성까지 갖춘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물은 흥미 위주의 장르라는 편견을 단번에 격파한 세이초, 그의 작품들이 앞으로 모두 출간되었으면 좋겠어요.

 

 

노리즈키 린타로 <요리코를 위해> : 꽤 실력있는 작가인데 한국에는 아직까지 번역출간된 작품의 수가 얼마 안 되는, 노리즈키 린타로입니다. <요리코를 위해>는 그의 '비극 삼부작'의 첫번째 작품이랍니다. 다른 두 작품인 <1의 비극>, <또다시 붉은 악몽>도 앞으로 출간되겠지요? 개인적으로 유머러스한 희극보다는 장중한 비극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비극 삼부작이 모두 읽고 싶어집니다. ^^

 

 

 

 

 

 

 

전경린 <최소한의 사랑> : 저는 묘하게도 유명 작가들의 초기작이 참 좋아요. 등단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종의 풋풋한 느낌이랄까, 감성적인 그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배수아의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랩소디 인 블루>, <바람인형>, 천운영의 <바늘>, 박민규의 <카스테라>,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연수의 <7번 국도(revisited 말고 1997년에 출간된 초판이 더 마음에 들어요! ^^)>, <스무살> 등, 의외로 저는 90년대적 감성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전경린의 작품도 예외는 아니어서, 요즘 작품들보다는 초기작인 <염소를 모는 여자>, <바닷가 마지막 집(이거 정말 최고! 저는 이 작품집을 읽고 팬이 되었습니다)>, <물의 정거장> 등...그 뒤로는 약간 통속적인 내용으로 변한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파요. 그런데 오랫만의 그녀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과연 어떤 내용일지, 초기작의 그 감성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설레이는 마음입니다.

 

 

김애란 <비행운> : 고백하자면 저는 문학적 편식이 참 심합니다. 한번 필이 꽂힌 작가는 모든 작품을 읽어야 직성이 풀리지만, 인기가 좋고 남들이 좋다고 말한 작가의 작품이라도 내가 내키지 않으면 끝까지 안 읽습니다. 아마 그래서 놓친 좋은 작품들도 꽤 많겠지요...실은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등도 안 읽었습니다. 왠지, 제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신작인 <비행운>은 책 소개를 보고, 뭔가 가슴에 팍 꽂히는 것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삶의 동경, 그리고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연쇄적 불운...아, 이건 완전 나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이것을 추천리스트에 올리게 됩니다.

 

 

 

이번달 추천은 일본 추리물 3권, 한국 순문학 2권으로 꽤 저다운 리스트가 완성되었다는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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