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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고쿠도님의 서재

이번에 참 재미난 책들이 많이 나와서, 신간 추천페이퍼를 쓰면서도 상당히 고민을 했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일본 추리소설, 한국 순문학 쪽에 아주 눈부신 작품들이 많네요. ^^

 

미치오 슈스케 <구체의 뱀(球体の蛇)> : 미치오 슈스케의 책에는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몇몇 작품들은 그답지 않게 꽤 유머러스한 면도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특히 동물 이름이 등장하는 시리즈...<솔로몬의 개>, <까마귀의 엄지>, <달과 게(아마 이 책은 신간평가단 9기 소설분야에서 선정되었었지요? 개인적으로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외눈박이 원숭이>,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 그 외에 아직 번역출간되지 않은 것들도 있을거에요)추리소설적 요소와 탄탄한 서사가 매력인듯 합니다. 이번에 나온 <구체의 뱀> 역시, 구체와 뱀이라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단어들이 굉장히 호기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적막해보이는 표지 디자인 역시 마음에 들구요. ^^

 

 

온다 리쿠 <브라더 선 시스터 문(ブラザ-·サン シスタ-·ム-ン)>: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데에는 온다 리쿠만한 작가가 없지요. 작품에 따라 완성도 차가 큰 편이지만 <삼월은 붉은 구렁을>과 그와 관련된 작품들은 정말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타 작품들에 비해 평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네크로폴리스>도 'V파'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 굉장히 신비로운 느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된 온다 리쿠의 청춘소설 <밤과 피크닉>의 뒤를 잇는, <브라더 선 시스터 문> 역시, 굉장히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달리의 고치(ダリの繭)> : 필명이 꽤 인상적인 작가, 아리스가와 아리스입니다. <46번째 밀실>, <절규성 살인사건>, <하얀 토끼가 도망친다>등을 읽으며, 각종 트릭을 다루는 데에 굉장히 능숙한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간의 작품에서 등장했던 히무라&아리스 콤비가 이번 작품에서도 등장하네요. ^^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프로트 캡슐'이라는 명상 장치는, 아무래도 isolation tank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모든 감각을 차단하기 위해 빛도 소리도 없는, 그리고 인체와 비중이 비슷한 액체가 담긴 탱크 속에 들어가 명상 등을 하는 장치로 알고 있는데, 저도 한번 경험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과연 어떤 느낌일지...(꽤 무서울 것 같기도 하지만.) 그 '고치'와도 같은 캡슐 내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 그리고 그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분투하는 히무라와 아리스...아, 굉장히 기대될 뿐입니다.

 

 

박완서 <기나긴 하루> : 저는 오래 전, <나목>으로 박완서 선생님의 문학을 처음 접했습니다. 겨울의 벌거벗은 나무의 이미지를 통해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그 어떤 것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작고하신지 1년이 되어, 유작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의 세 단편과 다른 작가들이 추천한 단편들을 묶어 나온 이 책이, 당연한듯 읽고 싶어졌습니다.

 

 

 

 

 

 

 

김영하 외 <옥수수와 나> : 2012년 이상문학상 수상집이죠. 이 책을 추천하려고 생각하면서 아무래도 다른 분들이 이미 갖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고민을 했습니다. 저만 해도 02년부터인가, 매년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구입해 읽고 서가에 차례대로 꽂아뒀으니까요. ^^그런데 이상문학상이 제정된 이후로 처음으로 표지 디자인이 바뀐 듯 합니다. 덜 딱딱한, 혹은 더 젊은 이미지로 변신했다고 해야 할까요? 이번에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지금은 중견작가인 김영하의 작품 <옥수수와 나>가 대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김숨의 작품도 우수상을 탔네요. ^^동시대 순문학의 흐름을 알기에 가장 좋은 책이, 매년 나오는 이상문학상 수상집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김연수의 <원더보이>도 추천하고 싶었는데 출간일이 2월이네요. 그나마도 예약판매 상태...(저는 <7번 국도>와 <스무살>을 읽고 김연수의 팬이 되었습니다! ^^) 다음달에 추천해야겠습니다. 이제 신간평가단 10기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고 생각하니,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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