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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고쿠도님의 서재

아, 약간 늦은 추천페이퍼를 씁니다. 이번달은 역시 일본 추리소설이 강세입니다. ^^읽고 싶은게 아주 산더미같아요. 게다가 한국 순문학 역시 멋진 작품들이 꽤 됩니다. 이번달은 꽤 풍년인 느낌이...'_'

 

배수아 <서울의 낮은 언덕들> : 사실 저는 배수아 작가의 광팬입니다. 그녀의 모든 작품을 읽고, 소장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나온 책이 딱 20권이니, 이번에 새로 나온 <서울의 낮은 언덕들>은 21번째 책이 되네요. 예전에 아주 오래 전에, 우연히 배수아 작가님의 독일어 블로그를 발견하고, 아주 간단한 독일어 몇 마디와 한글로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좋아합니다. 한국에 계셔서 사인회 같은 것을 한다면 당연히 갈텐데...

그 마이너리티적인 느낌도, 몽환적인 느낌도,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이 중 몇 권은 절판이 되어 어렵게 구한 기억이 나고, 한권한권이 제게는 어떠한 추억들을 끌어내는 느낌이에요. 그러고 보니 제가 제일 처음 읽은 배수아 작가의 책이 <붉은 손 클럽>인데, 대학 시절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읽으며,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열혈팬이 되었고, 지금까지 그 책을 몇 권이나 사서 주변 지인들에게 돌렸는지 모르겠어요.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었지만...

한때 작가가 되고 싶다는,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왕이면, 배수아 작가님 같은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과연 제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지금은 배수아 작가님이 독일에 체류중이시라지요? 종종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하다 보면, 작가님이 번역한 독일 작가의 책들을 마주치곤 해요. 언젠간 그것들도 모두, 읽고 싶습니다. 이번 작품의 제목 <서울의 낮은 언덕들>은, 그동안의 장소의 모호성에서 벗어나, 서울이라는 지명이 등장하는 것이 참 이채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추측은, <올빼미의 없음>이나 <북쪽 거실>의 후속작같은 느낌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에요.

이 책, 너무 너무 읽고 싶습니다. 열혈팬으로써 반드시 읽을 예정이지만, 배수아 작가의 최근 작품들은 결코 서평 쓰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아요. 초기작들과 분위기가 확 다르기도 하고, 또 그 몽환적이고 안개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어떻게 저의 졸문으로 옮길지... 그래도 열심히 평을 써보겠습니다. ^^

 

누쿠이 도쿠로 <난반사> : 언젠가 <통곡>이라는 작품으로, 누쿠이 도쿠로를 처음 접했습니다. 미야자키 쓰토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었는데, 그 뒤로 <실종증후군> 등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그리는, 일종의 사회파적인 작품들로 인기가 많았지요.

 

이번의 <난반사>는, 꽤 기묘한 작품입니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합세해서, 죄없는 아이를 죽인 것일까요? 역시 복수의 범인이 등장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살해 동기가 명확했지만, <난반사>의 아이가 죽은 사건은 동기조차 짐작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죽게 만드는 어떤 작은 행동을 한 것은 아닐까요? 아, 점점 갈수록 읽고 싶어집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옥변> : 아쿠타가와상...의 바로 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입니다. ^^그 유명함에 비하여, 국내에 번역출간된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오에 겐자부로처럼 '너무 진중하기 때문'일지도...(저는 진중한 것을 참 좋아하지만, 요즘의 풍토는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좀 밝고 가벼운 것을 더 찾는듯...)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기모노 차림으로, 어둠 속에 앉아있는 여인과 서 있는 남자. 초현실과 신비, 괴기스러운 이야기까지 그의 작품은 무궁무진하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라쇼몽>도 이 단편집 안에 들어 있네요.

 

 

 

 

오구리 무시타로 <흑사관 살인사건> : 예, 바로 그 흑사관입니다. 유메노 큐사쿠의 <도구라마구라>,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공물>과 함께 일본의 3대 기서에 속한다는 오구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사건>입니다. 사실 몇 년 전에도 이 책의 번역본이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는데, 안그래도 어려운 책인데 번역이 좀 매끄럽지 못해서, 읽으려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버전은, 번역에 꽤 오랜 시간과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물론 원래 난해한 책이라 읽기에 녹록치는 않겠지만, 3대 기서 중에 이 책을 두번째로 정복하고 싶습니다. (도구라마구라는 몇년 전에 읽었고, 허무에의 공물은 아직 읽지 않았어요)

 

 

 

 

김미월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 이름이 낯설다 했는데, 2011년에 등단한 신인 작가인듯 합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사람들', 곧 눈에 띄지 않고, 대단하지도 멋지지도 않으며, 내세울 것 하나 없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에게 저는 일종의 연대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작은 자...까지는 아니라도 거인보다는 난장이의 쪽이, 저는 더 좋아요. (조세희 선생님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난장이 아저씨를 만났던 신애가 가족들에게 우리 모두 다 난장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참 기대가 되어, 뒤늦게 다른 책 대신에 이 책을 끼워넣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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