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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고전 음악에는 작품 번호가 뒤따른다. 예를 들어 모자르트의 작품은 쾨헬 ( K.) 혹은 쾨헬 목록( KV. ) 으로 표기한다. 이는 모자르트가 세상을 등진 후 오스트리아 학자인 쾨헬(Köchel) 선생께서 1862년 모자르트의 작품들을 작곡 순서대로 정리한데서 기인한다. 그리하여 쾨헬 번호 K. 혹은 쾨헬 목록 KV. (= Köchel-Verzeichnis)를 사용하고 있다. 모자르트의 마지막 작품은 K.626 Requiem in D Minor 이다. 그의 작품은 모두 626개 임을 알 수 있다. 



슈베르트의 작품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슈베르트의 작품 번호는 오푸스 번호(Opus = Op.) 와 도이치 번호 (D.)을 함께 쓴다. 게다가 때로는 Posth. 를 병기하기도 한다.



[[[ Impromptus D. 935 Op. Posth. 142 는 정말 아름다운 피아노 곡이다. 사적인 견해이지만 슈베르트를 정말, 아주 잘 느낄 수 있는 곡이다. 그리고 또한 소나타를 연상시키는 곡이다. 실제로 D. 899 번에서도 약간은 다르면서도 같은 선율을 들을 수 있다. 작품이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뜻이다. D.935가 11분이 넘어가기는 하지만 끝까지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곡이다. 애호가들에게 11분은 대수로운 것이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께는 아주 긴 시간이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고, 어쩌면 이 곡을 통해 슈베르트를 아주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라두 루푸의 피아니즘은 더없이 좋은 덤일 것이다.

슈베르트가 세상을 등지기 한 해 전에 완성한 곡이니 그의 건강은 매우 나빳을 것으로 생각된다. 건강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좋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이토록 편안하고 영롱하며 밝은 곡을 썼다. 그의 당시 환경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다. 라두 루푸의 연주는 내가 편애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연주보다 더 좋다. 슈베르트 즉흥곡에 관한한 내게는 라두 루푸이다. 슈베르트가 이 연주를 듣는다면 얼마나 기뻐할까!!! 물론 백건우 형님의 연주도 아주 좋아한다. 물론 이는 개취이므로 다른 연주를 애호하는 분들께서는 너른 양해를 주시리라 믿는다. ]]]




오푸스 Opus(Op.) 번호는 슈베르트가 살아있을 당시에 출판한 곡들에 해당한다. 슈베르트는 1,000 여곡을 썼지만  생전에 약 100곡 정도를 출판했다. 하여 Op.번호로 그의 작품을 모두 표기할 수가 없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음악 학자인 오토 에리히 도이치(Otto Erich Deutsch)는 슈베르트의 998곡을 연대 순으로 정리한 카달로그를 발표ㆍ출판했다. 그의 작품에 도이치 번호(D.)가 탄생한 것이다. 1883년 빈에서 태어난 그는 슈베르트 연구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 경애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연주이다. 아, 전에 누군가가 이 연주에서는 어찌하여 라두 루푸의 손을 들어주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답했다, "라두 루푸는 자신을 통해 슈베르트를 연주하고, 지메르만은 슈베르트를 통해 자신을 연주하는 느낌이다," 라고. 사실은 지메르만을 매우 좋아하지만 라두 루푸도 지메르만 못지 않게 좋아하고 있다. ]]]
 

슈베르트가 살아 있을 당시 출판하지 못한 작품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슈베르트 생전 자신의 작품을 대부분 출판하지 못했다. 작품들은 하염없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는 겨우 서른 한 살의 나이에 세상을 등졌는데, 출판보다는 곡을 쓰기에 바빳던 것이다. 그리하여 미처 출판하지 못한 작품들이 절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작품들을 포함하여 도이치는 1951년 슈베르트의 모든 작품들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한 카달로그를 출판했던 것이다.



즉흥곡을 예로 작품 번호를 살펴보면, 슈베르트는 생전에 모두 8개의 즉흥곡을 썼다. D.899 번 네 곡은 슈베르트가 살아있던 1827년에 출판이 되었고, 나머지 네 곡 D.935는 1838년, 슈베르트가 불록(不祿)한지 10년 후에 출판이 되었다. (슈베르트는 1828년에 세상을 등졌다)

1827년에 출판한 즉흥곡 D. 899번은 'Impromptus D.899 Op. 90' 이라고 표기한다. 그의 생전에 90번째 출판했고 카달로그 정리는 도이치 선생이 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반면 즉흥곡 D.935는 'Impromptus D.935' 라고 표기하기도 하지만 'Impromptus D. 935  Op. Posth. 142' 와 같은 방법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Posth 는 Posthumous 의 약어로 슈베르트 사후에 출판했고 순서는 142번 째 곡 이라는 표기이므로 이를 덧붙인 것이다.

슈베르트의 작품들에 번호를 붙이는 방식을 알면 그가 생전에 출판했던 작품인지 여부를 알 수 있고 몇 번 째 출판물인지 알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고, 대단한 정보도 아니지만 슈베르트와 좀 더 가까워짐을 느낄 수는 있을 듯하다. 누군가의 고향을 아는 것 만으로도 좀더 친근해지는 느낌을 갖게 되듯이 말이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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