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락오선생이 발문에서 말하기를, "격국에는 정격(正格)과 변격(變格)이 있다. ........자평진전(子平眞詮)은 정격, 즉 오행의 상궤를 논한 책이고 적천수(滴天髓)는 변격, 즉 오행의 변화를 논한 것이다." 라고 했다.
발문을 통해 서락오선생은 이 책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위와같이 명시했다. 더불어 "월령(月令)을 중히 여겨 격국을 정한다"고 덧 붙여 강조했다.
서락오선생의 언급대로 자평진전은 정격으로 일주 혹은 월령의 억부(抑扶)로 용신(用神)을 삼거나, 병약(病藥)의 적용법으로 용신을 정하기도 한다. 반면 변격인 적천수는 오행의 변화와 기세를 중히 여기고 왕약(旺弱), 조후(調候), 통관(通關)을 살펴 용신을 정한다. 자평진전과 적천수는 그 주지(主旨)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사전 인지하는 것이 필수라 하겠다.
그리하여 자평진전은 유력(有力) 무력(無力) 유정(有情) 무정(無情)을 기준하고, 적천수는 청탁(淸濁) 진신(眞神) 가신(假神) 기준하여 고저를 판단한다. 이 역시 반드시 알고 들어가야할 사항이다.
서락오선생은 또 말하기를, "가장 좋기로는 먼저 자평진전을 읽고나서 적천수를 읽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정격을 먼저 알고 변격을 시도하라는 유익한 조언이 되겠다.
자평진전(子平眞詮)의 진전(眞詮)은 '참된 해석, 진실된 설명'으로 이해해도 좋고 '참된 깨달음, 진실한 뜻'으로 으로 받아들여도 좋다.
서락오선생이 쓴 원서(原序)로 보건대 자평진전은 심효첨선생께서 1776년에 지은 책이다. 더불어 적천수, 궁통보감과 함께 명리 3대 고전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심효첨선생은 명말 청초의 인물로 당시 명리학의 대가였다고 한다. 심효첨선생의 고전을 다시 서락오선생이 1936년에 평주를 완성했다. 이것을 다시 박영창선생께서 1996년 번역했던 것이다.
책은 3부로 되어있고 1부 간지론, 2부 용신론, 3부 격국론이다. 전체 52장이다. 각 장마다 명조의 좋은 예시를 들었다.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치기를 수도 없이 하게 될것이다. 많지는 않지만 의문이 있는 사례를 만나기도 한다. 그럴땐 그냥 밀고 나가는 것이 상책이다. 한 두번으로 끝을 맺을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 하나마나한 얘기겠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내용은 12운성이다. 명리고전은 모두 12운성을 전제로 설명을 하고있고 자평진전 역시 그러하다. 현대에 출간한 대부분의 이론서들 또한 12운성을 특별히 설명하지는 않는듯 보인다. 고로 이를 자연스럽게 운행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하겠다. 위 표는 12운성을 나타낸 것인데 '음양순역생왕사절도'라는 왠지 알것 같으면서도 색다른 용어를 써서 표현했다. ]]]
이 책의 최고 장점은 간결 명료한 설명 처리에 있다. 명조들간의 비교 예시도 다른 고전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설명 방식이다. 이해도를 높인 결과 알아듣기가 쉽다는 점이다. 고전들은 흔히 접근이 쉽지 않은 편이다. 난해한 예시들 또는 생략된 설명등이 있기 때문이다. 행간을 잘 이해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자평진전은 설명이 간결하면서도 친절하다. 왠지 간결과 친절은 서로 충돌하는듯 하다. 그러나 꼭 그런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유일한 약점이라면 시대가 많이도 변했다는 점이다. 심효첨선생께서 살았던 시대는 명말 청초였다. 예시 명조들이 주로 벼슬을 했던 관료들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주로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어떠한가. 관(官)과 인(印)의 시대를 지나 현대는 화려한 식상(食傷)의 시대가 아니던가. 더구나 셀수도 없는 직업군을 가진 시대이다. 또한 분명히 형제가 있어야할 명조이지만 독자로 성장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이러한 현대의 특성을 자평진전이 모두 담을 수 없음은 자명한 이치가 아니던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다거나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하기도 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듯 하다. 그러나 과거가 현재를 담을 수 없음은 불가항력인 것이니, 이 점 또한 인정하면서 읽어야할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자평진전이 고전이라는 전설에는 손상을 줄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