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이든 관심을 가지게 되면, 조금씩 그 안으로 더 들어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흔히 있는 일 일것이다. 고전 음악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관심을 가지다보면 조금씩 더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물론 순서와 방법에는 각자 차이가 있을지라도 말이다.
어느 순간, 악기의 편성에 관심을 기울여 그 폭을 넓히게 되고, 악기를 구별하는 귀를 갖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생각에 이른다. 이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약간의 시간을 집중하면 모든 악기 소리를 잘 구별해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오케스트라가 2 파트의 바이올린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1바이올린과 2바이올린이 그것 이다. 1은 높은 음역대를 주로 담당하고, 2는 화음과 리듬 보강이 주 역할인데 이 역시 금방 친숙해질 수 있다. 각 파트가 연주할 때의 소리가 확연히 다르므로 금방 익숙해진다. 그 결과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그토록 풍성해지는구나 하는 것을 또한 알게 될 것이다.
언뜻 보기에 서로 비슷하게 생긴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음색 구별은 처음에 약간 헷갈린다. 잘 구별해 들리다가도 오케스트라의 협음이 함께 어우러지는 순간이나 비올라가 약간 강한 음을 내기라도하면 간혹 헷갈림이 올 수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차이점은 타오르는 아궁이에 넣었을 때 조금 더 오래 불타는 것이 비올라 라는 것 뿐이다" 라고. 비올라의 사이즈가 바이올린 보다 약간 더 클 뿐이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 음색을 구별하는 것이 때로는 쉽지 않다는 함의를 가진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약간만 익숙해지면 이 모든 것들은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것을 곧 알게되지만 말이다.
[[ 이 영상은 김봄소리가 참가했던 2016 비에냐브스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의 준결승 장면이다. 김봄소리와 나란히 서서 연주하는 분은 Katarzyna Budnik-Gałązka (카타르지나 부드니크 가롱즈카 혹은 갈라즈카) 라는 분으로 폴란드를 대표하는 비올라이다. 이 영상은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음을 구별하기에 매우 적합한 영상이다. 또한 여러 악기들을 근접하여 보여주므로 다양한 악기들의 소리를 익히는데 꽤나 도움이 된다. 오보에 연주 장면도 아주 잘 잡아주었다.]]
오보에와 클라리넷의 음색을 구별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물론 오보에와 클라리넷은 리드(reed)도 다르고 조성및 음역도 다르다. 금관으로 된 플룻은 그 음색이 너무나 또렷하여 구별하는 것은 확실히 더 쉽다.
흥미로운 것은 이 셋은 모두 목관 악기이지만 플룻을 금관악기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물로 내 자신도 과거에는 그랬다. 금속으로 만든 플릇이 많아 오해를 사기 쉬운 것이다. 요즘은 플룻의 소재로 니켈, 금, 은, 백금 등이 혼합된 금속성을 흔히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지만 소리 또한 명징해서 꾀꼬리를 능가한다.
다양한 악기들의 연주 소리를 구별하게 되면 음악을 듣는 즐거움은 훨씬 더 커지지만, 이는 음악에 관심이 있어야 말이되는 얘기이다. 관심 분야는 너무나도 다양해서 음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