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기도 The Maiden's Prayer
작곡가 ㅡ 테클라 봉다제프스카바라노프스카(폴란드 국적의 작곡가 인지라 이름의 발음도 표기도 쉽지 않다)
'소녀의 기도'는 사실 나의 첫사랑이 아니라 다른 분의 첫사랑 이다. 남의 첫사랑을 왜 니가 왈가 왈부하는데? 따진다면 뭐라고 설명을 해야하나.... 그러게나 말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만.... 그 첫사랑의 상대가 정말 멋지고 귀한 곡이라서 그렇다고 설명해야지 싶다. 명랑 소설 속 등장 인물의 맑고 또랑또랑하며 영롱한 그 첫사랑, 그 '소녀의 기도 The Maiden's Prayer' 말이다.
폴란드 태생의 작곡가 봉다제프스카는 태어난 출생 년도가 정확하지 않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1829년 이라고도 하고 1834년 이라고도 한다. 불록(不祿)한 년도는 정확해 보이는 1861년으로 젊은 나이였다. 1829년 생이라면 32세, 1834년 생이라면 27세에 세상을 떠난 셈이다. 세 아이 혹은 다섯 아이의 엄마였다. [위키백과 참조] 너무 일찍 가셨습니다 ㅠ.
정확한 정보가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지만, 거의 200년 전에 태어난 작곡가가 현대의 대한민국 전국에서 들을 수 있는 피아노 곡을 썼던 것이다. 그녀는 30곡 혹은 35의 피아노 곡을 남겼다. 그러나 전쟁은 봉다제프스카의 곡들을 모두 소실시켰고, 유일하게 '소녀의 기도' 만이 현존한다. 만약 1859년 프랑스 음악 잡지가 그녀의 악보를 소개되지 않았더라면 이마저도 사라질 뻔 했다. 하마터면 우리는 대한민국이 이토록 애정해온 음악을 듣지 못할 뻔했다. (독일이 인류 역사에 손실을 많이 입힌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폴란드는 역시 피아노 곡의 나라이다. '바르샤바'라는 도시는 특히나 그러하다. 쇼팽의 도시이기도 한 바르샤바, 그 곳 출신으로 알려진 봉다제프스카 '소녀의 기도' 는 쇼팽의 피아노 곡들 만큼이나 대한 민국에 친숙한 음악이다.
에이~ 설마, 그럴리가!! 라고 반문하는 분들은 역시 들어는 봤지만 제목을 모르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광고 음악으로 이 곡을 아주 많이, 오랜 동안 써왔고 특히나 학교 종소리로 '소녀의 기도'를 넘어서는 시그널도 별로 없지 싶다.
[ 우선, 첫사랑의 주인공께 랑랑이 연주하는 이 멋진 곡을 전해드립니다 ]
맑고 또랑 또랑하며 영롱한 주제부, 건반은 투명한 물방울을 튕겨내어 햇빛에 반사시킨다. 반사시킨 물방울들이 향하는 곳은 눈이 아니라 마음이다. 그렇게 마음속에 눈부신 영롱한 빛을 반짝여주는 '소녀의 기도', 그 소녀가 무엇을 기도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지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기도는 이런 마음으로 해야하는 것일까... 기도의 내용은 이제 각자의 몫이다.
그래도 안 들어봤다고요? 역시, 긴급전화 113 버튼이 유효할지도 모르겠다.
유투브를 찾아보니, 랑랑의 연주가 눈에 띈다. DG 반이로군... 어디 보자...하는데 스타인웨이가 빠르게 눈에 들어온다. 스토리는 여기서 삼천포로 빠진다. 솔직히 랑랑은 내게 호감가는 연주가는 아니다. 오버 액션이 쩌는 냥반이고 퍼포먼스가 작열한다. 또한 종종 악보를 가지고 논다. 악보를 자기 맘대로 주무른다. 나는 이 곡을 이렇케 칠꼬야!! 주물러도 정도껏이어야지 이 냥반아!!! 내게는 뭐 이런 부정적인 느낌? 이 있다.
실력은 부정할 수 없다. 13세에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청소년 부문 우승으로 그의 일대기를 시작했으니 말이다. 요즘은 DG와 계약한 모양이다. 아놔.....배가 살살 아파오네....ㅠ
강남에 있는 유명 피아노 매장(대치동 어디라고 했는데...) 에 가면 약 3~4억 하는 스타인웨이 그랜드 피아노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 스타인웨이 '아라베스크' 는 3억을 가뿐이 넘긴다. 누군가는 '아라베스크' 그랜드 피아노가 전 세계 약 30대가 존재한다고 하고 다른 누군가는 약 50대가 있다고 말하고 있어 누구의 말이 맞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스타인웨이 모델명 D 274는 피아노의 장, 즉 길이가 274cm 라는 뜻이다. 폭은 157cm, 중량은 480kg 이라고 한다. 매년 5%씩 가격 인상을 인상한다고 하니 해가 갈수록 더 비싸질 것이다. 랑랑이 연주하고 있는 저 모델은 D 274일 것이다.
연주자 랑랑이라는 냥반은 놀랍게도 10 억원이 넘어가는 피아노를 소유하고 있다.그 피아노는 '블랙다이아몬드' 라는 이름을 가진 스타인웨이다. 랑랑이 디자인에 직접 참여했다고도 전하는 이 모델은 전 세계에 8대, 리미티드 모델이다.
어떤 이는 가치가 높아서 블랙다이아온드 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 모델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다. 피아노의 건반 뚜껑이랬던가.... 다리라고 했던가.....아, 기억이 가물거린다. 여하튼, 제작 당시 피아노의 어디엔가 다이아몬드 장식을 한 것은 틀림이 없다.
대중적으로는 야마하를 많이 쓰지만(특히 대한민국) 전 세계의 콘서트 홀 장악율은 스타인웨이가 95%로 압도적이다. (그런데, 피아노를 아주 잘 만들고 잘 팔아먹는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이라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내노라하는 피아니스트들 대부분이 스타인웨이를 쓴다. 이미 돌아가신 피아노의 전설들인 미켈란젤리, 호로비츠, 글렌 굴드등도 스타인웨이 만을 고집했다. 현역들의 이름은 따로이 거론 할 필요도 없을 정도이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여사는 '어머, 내가 아니라 피아노가 연주를 하는거 같애!!' 라고 말할 정도로 스타인웨이에 매료된 피아노의 거장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고 이 정도의 심경을 토로하기는 했다 ㅠㅠ)
어떤 분의 첫사랑, '소녀의 기도'를 찾아 보다가는 스타인웨이로 이야기가 흘러버렸다. 나의 이야기는 늘 삼천포로 가야 직성이 풀리는가...
오늘은 대수능을 치루는 날이다.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소리로 이 소녀의 기도를 들으며 수능을 치루는 수험생들도 있을 것이다.
수험생 여러분!! 열심히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을 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