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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空



고향길에 나서면 꼭 들르게 되는 휴게소가 있다. 

그 이름은 '알랑가 몰라'이다.

세상에 그런 휴게소가 어딧냐고 반문한다면, 

대답은 '분명히 있다' 이다.

나만 알고 있는 휴게소이냐, 물론 아니다.
다른 누군가도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알랑가 몰라'에 들러 각자 좋아하는 과자와 음료를 하나 씩 사서는 

차 안에서 떠들며 나눠 먹는 것은 고향길 루틴이다.

이 번 추석에도 예외는 아니다.


막 주차를 끝내고 하차하는 중, 

어디에선가 익숙한 노래가 들려온다.
바로 앞 쪽에 주차한 차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것이었는데 스피커의 볼륨이 작지 않다.

오호홋~!!
나도 가끔 듣는 곡인걸~

그 곡의 제목은 'I Will Always Love You' 였다.

사실 가끔 듣는 정도가 아니라 무척 애정하는 곡이다.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것이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아주 강렬하고도 파워 넘치던 그녀가 한창 젊었던 1992년에 

보디가드 OST 곡으로 선정해 불렀다.

정말로 강렬하고 파워가 넘친다.

 

휘트니 휴스턴은 이 곡을 싱글로 발매했고

전 세계에 2000만 장 이상 판매했으며

그레미 레코드 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곡은 점점 내게서 멀어져 갔다.


'알랑가 몰라' 휴게소에서 들려온 곡은 휘트니 휴스턴의 곡이 아니었다.
이 곡을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곡자는 돌리 파튼 (Dolly Parton) 이다.
그 원 곡이 흘러나온 것이었다.


속으로, 오 이런~!! 하고

감탄사를 터트렸다.

USB에 내장된 곡 중 하나 이기에 찾아서 듣기 시작했다.
돌리 파튼, 역시 좋구나......


돌리 파튼은 46생이고 데뷔는 1967년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그녀의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라면 그렇지가 않다.
쉽게 말해 미국에서는 방탄소년단급 명성을 가진 컨트리 계의 대모이다.


각설하고,
돌리 파튼은 1973년 자신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준 멘토와 이별을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독립의 열망을 이기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돌리 파튼은 나무 그늘 아래에 있기에는 너무 나도 큰 사람이었다.

돌리 파튼은 작별에서 올 수 있는 감정의 대립을 원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곡을 써내려 갔다.




차분하고 세련되며 감동적인 가사와 곡조로 

이별을 앞두고 있는 자신의 애틋한 감정을 표현했다.
돌리 파튼은 상대방에 대한 진정 어린 애정과 감사 그리고 존중을 곡에 담았다.


어쩔 수 없이 이별해야만 하는 사람의 애절한 아쉬움도 빼놓지 않고 가득 담았다.

가녀리게 떨리는 돌리 파튼의 호흡은 청자의 폐부를 깊이 파고들며

듣는 이에게 그 애절함을 올올히 전달한다.


듣는 순간, 그 모든 복잡한 감정들은 상대방에게는 물론 

상대방이 아닌 청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돌리 파튼은 이 곡을 상대방 앞에서 불렀다. 

고별사를 대신 하면서 말이다.
상대방은 조용히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 노래가 탄생한 배경은 대략 이러하다.


그 배경을 알고 이 노래를 듣는다면
돌리 파튼이 그 얼마나 배려심 깊은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 노래는 상대방을 어떻게 존중해주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곡이라 할 수 있다.

상대방과의 이별, 그리고 고마움, 존중을 모두 담아낸 이 곡, 

정말 사랑스러운 이 노래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이는 지극히 사적인 입장일 뿐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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