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단언컨대 내 삶은, 고양이와 같이 살기 전과 후로 나뉜다. 고양이 두 마리를 모시고 사는 집사이지만 한 번도 이들을 내 영역에 들인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들이 내 삶에 없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퍽퍽했을 것인가. 나름 가족같이 지내고 있지만 나는 우리 고양이들에 대해 다 알고 있는가? 애석하게도 이 책을 다 읽어도 고양이에 대해서는 더 알 수가 없을 것이다. 고양이를 대상으로 쓴 작가나 문학에 대해서는 조금은 깊게 발을 들일 수는 있겠다. 하지만 고양이를 더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에게 미리 권고한다. 이 책을 다 읽으면 고양이라는 대상은 더욱더 모호하며 신비한 존재로 각인될 것이다.
오묘한 매력으로 인간들의 혼을 쏙 빼놓는 고양이라는 녀석. 독립적이며 애정을 갈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앙큼하고 도도한 여성을 지칭할 때는 고양이가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밀당의 달인 아니, 달묘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인간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아주 갖고 논다. 애묘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너도나도 냥이 집사를 자처하고 있는 현상을 보아 하건대, 이제 고양이의 매력은 알려질 대로 다 알려져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 아닐까. 고양이의 빠질 수 없는 매력, 그 중 하나는 그루밍일 것이다. 식사 후에, 본격적으로 자기 전에, 사냥놀이 후에도 그들은 어김없이 그루밍을 한다. 이렇게 몸단장에 정성을 들이는 동물을 본 적이 없다. 햇빛이 쨍쨍한 날에 햇빛으로 몸을 소독하며 갸르릉거리는 소리가 나에게도 행복을 선사해 준다.
<뚱보>라는 챕터에서는 일명 뚱냥이들에 대한 예찬이 나온다. 인간은 뚱뚱하면 게을러 보이고 둔해 보이지만 고양이들은 덩치가 크고 뚱뚱할수록 세도가 같은 카리스마가 흘러나온다. 야생동물이기도 한 고양이는 뚱뚱하거나 덩치가 큰 것이 힘의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 뚱뚱한 고양이들은 옛날 문학이나 만화 캐릭터에 자주 등장하여, 귀여움과 유유자적함을 넘어서 오만방자해 보이는 특유의 마력을 겸비한다. 다시 원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서, 뚱뚱한 고양이는 왜 살이 쪘을까? 인간이나 동물이나 아무 근심 없이 속이 편하면 살이 찌고 비대해지기 마련이다. 즉, 더할 나위 없이 편하고 두려울 것이 없는 행복한 상태인 것이다. 이는 인간이 꿈꾸는 삶과 닮아 있지 않은가? 항상 걱정과 고민에 쌓인 인간의 입장에서 보자면 여유롭고 뚱뚱한 고양이가 부러울 따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양이에 대한 매력을 쏟아내고 있는 이 책은 마치 저자가 고양이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래도 고양이를 사랑하지 않을 텐가 회유하고 설득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집사의 시선이 아니라 제3자의 시선으로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인정해버렸다. 고양이는 알려고 하면 할수록 더 멀어져버리는 존재라는 것. 그냥 지금처럼 사랑해주고 건강히 돌보아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는 것. 고양이 역시 나에게 위안과 행복을 주는 존재로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라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