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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공쥬님의 서재
  • 타샤의 집
  • 타샤 튜더.토바 마틴
  • 23,220원 (10%1,290)
  • 2025-05-30
  • : 78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만들기나 그리기, 꾸미기에 영 재능이 없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며 타샤와 그의 가족들을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타샤 튜더는 명실공히 금손으로 인정받는 손재주가 뛰어난 성실한 살림꾼이다. 자신의 재능을 일찍이 알고, 하루하루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연에 순응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았던 타샤.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다 해도 타샤처럼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성실하지 않다면 그녀와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으리라. 타샤의 집 안 구석구석 타샤의 손이 거치지 않은 곳이 있을까. 집은 물론이고 테라스 너머 정원까지 푸르르게 식물을 가꾸고 화분 하나하나까지 신경 썼던 타샤가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타샤에게는 늘 계획이 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겨울이 오기 전 어떤 일을 준비하고 완료해야 하는지 그녀의 머릿속은 항상 분주하다. 혼자 힘으로 일을 감당할 수 없을 때에 그녀의 주변에서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과 일을 도와주러 오는 사람들 덕분에 타샤는 걱정이 없다. 넉넉한 인심과 여유를 가진 이웃들이 타샤 곁에 늘 함께하며 같이 일하면서 티타임을 가지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타샤는 집에서 소소하게 쓰는 생활용품인 비누와 양초까지 직접 만든다. 수공예품을 만들며 자급자족하는 일이 누구에게는 취미이자 심심풀이가 될 수 있지만 타샤에게는 일상이자 삶의 원동력인 것이다.

타샤는 빵 만드는 것에도 진심이다. 직접 밀 종자를 구해서 씨를 뿌리고 타작을 한 후에 겨를 까불리는 등 씨앗에서 빵이 되는 전 과정을 경험하고 싶어 기꺼이 수고를 들여 맛있는 빵 만들기에 도전한다.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지만 타샤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항상 깨어 있는 정신.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가족들을 돌보며 좋은 것만을 주고자 했던 타샤. 귀찮아서 나중으로 일을 미루고 어떻게든 편하게만 살고자 하는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되돌아보게 되는 순간이다.

심지어 타샤는 의복도 직접 만든다. 베틀로 천을 짜고, 섬유를 길들여 모직을 짜고, 실타래에 염색을 해서 원하는 색을 만든다. 가족들에게 입힐 옷과 셔츠를 직접 만들면서 그녀의 마음은 얼마나 풍족해졌을까. 벽난로 앞에 앉아 퀼트를 짜는 이 삽화는 책의 표지이기도 하다. 그녀는 쉴 틈 없이 항상 손을 놀리지만 침착하고 섬세하다. 생산적인 일이기에 실수가 없어야 하며 장기적으로 일을 계획한다.

타샤는 인형 만들기도 좋아해서 집에 있는 인형들로 인형극을 한다고 한다. 자식들과 손녀들을 위해서 만든 인형과 장난감도 한가득이다. 그녀가 얼마나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을 갖고 있는지 느껴진다. 이렇게 재주가 많은 타샤이지만 사람들의 칭찬 앞에서는 겸손해하며 모든 것이 자연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새의 깃털 하나까지 수공예품 재료로 활용하며 어느 것 하나 섣불리 버리는 법이 없다.


노년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원 생활을 꿈꾸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렇다. 작은 텃밭에서 소일거리도 하고 싶고, 내가 직접 가꾼 채소로 요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싶다. 앞마당에서 화분을 가꾸며 티타임을 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서서히 늙어가고 싶다. 타샤처럼 바구니를 짜고, 치즈와 애플 사이다를 직접 만들고 싶은 마음은 욕심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타샤처럼 손을 열심히 놀리고 바쁘게 살고 싶다. 굳이 생산적인 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나로 인해 가족들과 지인들이 기쁨을 느끼기를 바란다. 타샤처럼 자연의 섭리 안에서 노동할 수 있는 몸과 깨어 있는 정신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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