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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정의 (양장본)
- 나카무라 히라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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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 - 2025-04-01
: 1,97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료이치가 소속된 이케부쿠로경찰서 강력계에 골치 아픈 일이 이어지고 있다. 반사회 범죄 집단의 조직 내부 구성원들이 연쇄 살인을 당하고 있는데 그 피해자들은 딱히 뚜렷한 공통점이 없다. 하지만 범인은 시체에 엑스 표시를 남겨둠으로써 경찰들은 동일범의 소행임을 간파한다. 어느덧 네 번째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 해결의 조짐이 보이지 않자 국민들은 경찰의 능력을 비난함과 동시에 범인을 성소자라고 칭하며 사회의 악을 뿌리뽑을 수 있겠다고 좋아하는 분위기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얼마 전에 OTT로 시청한, [비질란테]라는 드라마가 떠올랐다.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죗값을 치르지 않거나 가벼운 벌을 받은 사람을 경찰이 몰래 죽이고 다니며 벌하는 스토리이다. 그리고 몇 년 전에 [집행관들]이라는 소설을 읽었는데 그 소설의 스토리도 역시 법망을 빠져나간 나쁜 놈들을 사적으로 처단하는 이야기라서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이 소설도 경찰이 범죄에 가담하여 범인으로 추궁을 받고, 모방범이라는 존재가 나오게 되는 것까지 동일해서 부패 경찰이 나오는 사회 미스터리 범죄 장르의 클리셰는 깨지지 않는다.
어느 날, 고등학생 동기이자 감찰계장인 카타세로부터 연락이 온다. 이 연쇄 살인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어오지만 성실하고 바르기만 한, 료이치도 범인을 알 수가 없으니 그냥 보복 범죄인 것 같다고 대답한다. 료이치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경찰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료이치의 딸 카나는 클럽에서 만난 남자가 자기를 범하려 하자 우발적으로 그 남자를 살해하고 만다. 료이치는 카나의 죄를 덮으려 시신을 유기하는데 그 과정에서 성소자가 한 짓처럼 시신에 엑스 표시를 한다. 목격자가 없는 완전범죄였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클럽에서 카나의 행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쿠로카와라는 사람에게서 카나의 일을 함구할 테니 돈을 달라는 협박 전화까지 온다. 설상가상으로 수사본부에서는 료이치의 시신 유기 때문에 성소자가 아닌, 모방범이 했다는 가설이 나돌고 료이치는 궁지에 몰린다.
하지만 하늘이 도운 것인지 성소자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료이치가 탐문을 하면서 얻은 증거를 없애주면 자신이 쿠로카와를 죽여주겠다는 것이다. 료이치는 자신이 손에 얻은 USB 데이터가 결정적인 증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성소자의 요구에 따른다. 그리고 쿠로카와가 정말 죽자 료이치는 이제 성소자와 한 배를 타버린 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 복병이 있었으니 료이치의 아들 쇼타이다. 쇼타는 방에서 잘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로, 평소 부모님이 자신보다 누나인 카나에게 신경을 더 많이 써주는 것을 비롯해 공부도 발레도 잘하는 카나에게 열등의식이 있는 인물이다. 쇼타는 누나 방에 몰래 들어가 도청 장치를 설치한 끝에 카나와 아빠 간에 모종의 비밀이 있음을 눈치챈다.
사건이 미궁으로 빠진 와중에 후지이 순사부장이 시체로 발견된다. 이 죽음을 지시한 것도 성소자로, 료이치에게는 후지이를 죽여야 할 사정이 있었다. 동료 경찰인데도 후지이를 죽여야 할 만큼 료이치는 벼랑 끝에 몰린 것이다. 카타세는 료이치의 안색이 좋지 못한 것과 어색한 행동들을 보고 그가 부쩍 이상하다고 느낀다.
정의로운 편에 서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의 진급과 가족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범죄를 저지르는 료이치. 범죄를 저지르고도 은폐를 위해 악의 구렁텅이로 깊이 들어가기만 한다. 하지만 그 누가 료이치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걸릴 듯 말듯, 잡힐 듯 말듯 몇 번이나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길 때마다 두근두근거렸다. 분명 료이치는 악인이 되어가고 있는데도 나도 모르게 그를 응원하고 있었고 처음에는 바르고 성실했던 료이치의 변화된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궁지에 몰렸을 때 인간의 본성이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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