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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공쥬님의 서재
  • 고냉이 털 날리는 제주도로 혼저옵서예
  • 베베집사
  • 16,920원 (10%940)
  • 2025-03-17
  • : 8,55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양이를 무척 사랑하는 베베집사는 제주도에서 냥이 22마리와 살림을 차린 고양이 집사이자 유튜버이다. 게임을 무척 좋아하고,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커리어를 쌓았던 고액 연봉자 베베집사가 어째서 연고도 없는 제주도에서 냥이들과의 라이프를 시작한 것일까?

처음부터 고양이가 이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었다. 스트릿 출신의 고양이를 구조하고, 아픈 고양이를 입양하다 보니 그녀는 8마리 집사가 되어 있었다. 냥이들에게 실컷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그녀는 과감하게 사직서를 내던진다. 안정된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었을 텐데 고양이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그만큼 가득했던 것이리라.

마치 가족 소개를 하듯, 각각의 특색과 개성을 지닌 고양이를 한 마리씩 소개하며 사진이 실려 있다. 그녀가 집사로서 정말 축복을 받았구나 느껴질 만큼 모든 아이들이 베베집사를 엄마처럼 잘 따르고 서로를 무척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느껴진다. 특히 고양이 합사는 어렵다고 하는데 베베집사의 노력과 열정이 없었다면 합사는 어림없었을 것이다. 냥이들끼리도 저마다 호감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따로 있어서 서로 짝꿍처럼 지내며 보살펴 주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같이 지내던 녀석이 고양이 별로 가면 같이 슬퍼하는 대목에서 나도 같이 울었다.


모든 아이들이 인상 깊고 특별하지만 특히 마일로는 베베집사 등에 업히거나 목에 매달려 있는 걸 좋아하는 개냥이 중에서도 개냥이다. 마일로는 방송을 타며 유튜브 스타가 되기도 했는데 정말 애교가 많아서 평소에 곁을 주지 않는 고양이 특성을 생각해 보면 고양이 탈을 쓴 강아지가 아닐까 싶다.

베베집사의 첫 고양이였던 디올. 첫 반려묘였기에 더욱 애틋했을 텐데 디올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베베집사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너무 마음이 아팠다. 베베집사 곁에서 같이 슬퍼하고 위로를 주었던 푸딩이와 포우, 샤넬이 있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안 그래도 짧디짧은 생인데 냥이들은 그 조그마한 몸에 복막염, 심장비대증, 신장병 등 왜 이렇게 병명이 많은 건지. 약을 먹거나 수술을 한다고 낫는 병이 아니라서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한 나날도 정말 많겠지만 갑작스러운 이별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집사의 갖은 노력 끝에도 결국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랭이의 죽음. 특히 랭이와 친밀했던 포우는 마지막까지 랭이에게 구석구석 정성스러운 그루밍을 해주며 랭이를 보내주었다.

지인이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나이가 제법 많은 두 아이들, 레아와 토르도 베베집사가 맡아 키우게 되는데 이미 고양이들로 가득 찬 방에서 이 두 녀석을 입양하기로 결정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녀는 여간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천상 집사다. 고양이들 역시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레아는 내가 키우고 있는 터키시앙고라 품종이어서 그런지 더 눈여겨보게 되었는데 나중에 레아도 아파서 베베집사와 이별하게 된다. 아..이별은 너무 힘들고 아프다.

​앞의 챕터들은 도시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이고 마지막 챕터는 제주도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모성애가 넘치는 쫀니는 새끼 4마리를 부양하느라 살이 찔 틈이 없다. 새끼들 주려고 사료를 입에 한가득 물고 다니거나 개에게 맞서 새끼들을 지키는 모습이 영락없는 용감한 어미 고양이다. 제주도의 산책냥이 오대오 이야기도 흐뭇하다. 그런데 오대오가 쫀니의 남편이었다니 이런 반전이 있나.

​도시 고양이 8마리에서 시작하여 제주도 고양이에게까지 거처를 마련해 주고 식사 제공, 청소, 중성화 수술 등 여러모로 애쓴 베베집사가 존경스럽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고양이들과의 서사를 영상과 책으로 엮은 노력 또한 정말 대단하다. 고양이를 정말 애정하는 이 시대의 고양이 대통령 베베집사. 그녀는 지금도 바람 솔솔 부는 제주에서 20여 마리 고양이들과 뒹굴뒹굴하고 있겠지. 또 어디선가 그녀 곁에 홀연히 나타날 묘연을 기다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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