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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성애자님의 서재
  • 소년이 온다
  • 한강
  • 13,500원 (10%750)
  • 2014-05-19
  • : 1,505,654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 관해 뭔가 유의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단지 책을 읽는 내내 힘들었다 말하고 싶다. 언젠가 80년 5월 광주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로 ‘80년 광주의 5월’을 ‘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단지 자극적인 폭력의 이미지들이 잔상으로 남았던 것일 뿐이었다. 이 소설로 죽은 사람, 산 사람, 죽은 사람들을 그리는 산 사람들의 입장을 픽션으로나마 접한 지금에서야 ‘80년 광주의 5월’을 조금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예전에 강풀의 만화 《26년》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를 보고 후기를 남겼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사실 ‘80년 광주의 5월’은 그날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그 겉모습을 바꾸어 꾸준히 반복되고 있었다. 평택, 용산, 밀양, 강정 등에서”라고 썼다. 한강 또한 에필로그에서 ‘용산을 보고 광주를 떠올렸다’ 말하고 있었다. 어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욕심 때문에 누군가들이 희생당하는 것은 인간사에서 필연인 것인지. 인간은 필연적으로 폭력적이고 잔인한 존재인 것인지.


-“군중의 도덕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도덕적 수준과 별개로 특정한 윤리적 파동이 현장에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어떤 군중은 상점의 약탈과 살인, 강간을 서슴지 않으며, 어떤 군중은 개인이었다면 다다르기 어려웠을 이타성과 용기를 획득한다. 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숭고했다기보다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숭고함이 군중의 힘을 빌려 발현된 것이며, 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야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야만이 군중의 힘을 빌려 극대화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문학자가 쓴 저서 내용이 인상 깊었다.


80년 5월을 안다는 것은 단지 그날의 사정을 아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잔인함,그리고 숭고함과 같은 속성을 사유해보는 일일 수 있겠다. 답하기가 도무지 쉽지 않다. “인간은 무엇인가.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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