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철들었다는 표현을 얼른 자신의 꿈을 접은 사람들을 묘사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철들었다는 말에는 긍정적인 뉘앙스가 있는 게 이 세상이다.
나는 철없다는 소릴 더 많이 들었는데 돌이켜보면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와서 그런가보다. ‘철 좀 들어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오묘하다. 내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말 같다. 그 말을 들으면 나는 나름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부모님 생각은 안 하는 매정한 딸이 된 것 같고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갑자기 쏟아진다.
아무리 이 세상이 철든 젊은이들을 칭송한다 한들 그들의 삶에 꿈과 자신의 욕망이 누락된 것이라면 나는 평생 철 안들고 살련다. 철들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고 칭찬 받을 수 있고 행복할 수있다.
물론 따가운 시선을 많이 받겠지만 그런 행인들의 시선은 최대한 무시할 것이다. 그게 현명한 거고, 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나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나 힘든 것은 매한가지다. 하고 싶은 일만 해도 충분히 힘겨운 고민이 한가득인데(오히려 더 많을 수 도 있는데) 뭐 하러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힘들어하고 또 내 열정을 소진해야 하나? - P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