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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본래 크나큰 이야기
  • 1도의 가격
  • 박지성
  • 19,800원 (10%1,100)
  • 2025-07-14
  • : 3,550

 

“지구의 기후는 느리게 움직이는 거대한 괴물이며, 우리는 그 괴물을 1세기 넘도록 성가시게 괴롭혀왔다.”

 

내용을 살피기 전에 책의 만듦새를 보고 감동부터 받는다. 글자 크기도 여백도... 이 기록물이 꼭 필요하다고 믿어서, 알리고 싶어서, 나는 모르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다 무릅쓰고 만든 책 같다. 가능한 최대한의 데이터를 담은, 신념으로 태어난 보고서 같다. 더불어 번역 출간한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우리는 기후변화가 현재는 물론 가까운 장래에 일으킬 수 있는 피해를 좀 더 냉정하게 정량화할 필요가 있다.”

 

통계를 활용한다는 것은 정량적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일이다. 경제적 손실 계산을 위해서는 피해 여부도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으로 명명된다. 그러나 저자는 비시장적인 손실과 피해를 무시하지 않는다. 이 점이 다른 연구와 구분되는 장점이다. 차분하고 단호한 질문들이 기후 정의를 정확히 담고 있어 귀하다.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도덕적 실패가 아니라 우리가 지닌 정신적 약점이 무엇이고 그 약점이 기후변화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느냐의 문제다.”

 

너무 크고 멀고 막연한 내용들이 아니라서, 계절을 타는 이슈들만이 아니라서, 원인과 방법과 논의와 대책에 더 집중이 된다. 지구인에겐 근본적인 답과 실행이 필요하다. 희망을 품기엔 너무 두려운 현실 속에서도, 나아질 거란 희망이 필요하다. 놀랍게도 이 책은 희망을 얘기한다. 간절해서 다 믿고 싶어진다.



 

한 문장이나 하나의 도표나 그래프는 복잡한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킨다. 거대하고 복잡한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사정을 과학 정보만으로는 전수 파악이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잊고 둔감해지는지를 상기하면, 충격과 공포 논조가 필요한 영향을 얼마나 오래 미칠지 장담할 수 없다.

 

“기후변화 취약성과 적응을 좀 더 섬세하게 이해해야만 증거에 기반한 발 빠른 조치가 (특히 전 세계 빈곤층에) 이뤄질 수 있다.”

 

그래서 더욱, 개념 불명 ‘중립’ 같은 태도 말고, 기후 정의 문제를 선명하게 부각하며 묻는 이 책의 질문들이 중요하다. “어디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는 국가별로 감당한 단순 수치 이상의 정의롭고 효과적인 대응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의 체감 영향이 이미 얼마나 불평등한지만 생각해봐도 이러한 단기적 접근법과 장기적 접근법을 병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기후악당이란 오명은 사실이고, 브레이크 없이 망가지던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새 정부가 에너지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지 조마조마 지켜보는 중이다. 수입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할 수 없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다방면에 여파가 클 것이다.

 

“개인∙사회적 차원에서 지구온난화에 개입할 방법이 무엇일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역할을 이 책이 할 수 있기 바란다.”

 

필요불가결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때 적어도 딴죽을 걸지 않도록, 혹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배우고 알리는 수밖에 없다. 정치도 경제도 기후도 우리가 당사자인 문제들이다. 그 모두가 삶에 필요하다. 언급조차 못한 많은 중요한 내용들을 많이 읽어주시기 바란다. #강추하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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