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는 지구와 비슷한 대기를 지닌 행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지구 외에는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곳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물리와 화학을 선택한 내가 배우지 못한 교과서 기초지식으로서의 지구과학을 이 책에서 만난다. 워낙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반가운 기분으로 학생처럼 차근차근 배워볼 수 있다. 2,000년도 더 전에 지구가 구형이라는 것이 알려졌다는 내용은, 21세기에도 지구평면설을 신봉하는 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맹신”하는 이들을 과학적, 논리적, 물증으로 설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런 맹신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성장 과정에서의 과학교육과 교양으로서의 지속적인 과학 공부가 더 중요하다. 정보량보다 “생각하는 방식”을 제대로 훈련받는 것이 결정적이다.

지구에 관한 내용을 읽다보면 겸손한 기분이 더 커진다. “생존”이란 것이 얼마나 많은 요인들 - 힘, 물질, 역학, 구조, 순환 등등이 섬세하게 작동해서 유지되는 중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지구내부구조를 배우면, 액체로 채워진 공의 껍질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
더구나 그 껍질은 여기저기가 찢어져서 이동 중이다. 가라앉고 솟아오르고 충동하고 부서지고 하는 모든 순간이 인간과 다른 모든 생명체들의 생사를 좌우한다. 오랫동안 업데이트 하지 않은 지진 등의 천재지변 시 사용할 생존배낭을 열어 담아 둔 품목을 다시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일 종으로 최다 번식한 인류이지만, 그 문명이 지구 전체 규모로 일어나는 대기와 해수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유해를 끼치는 것이 새삼스럽다. 우리는 왜 “완벽한 지구생태계를 거스르며” 순환하지 못하는 모든 쓰레기들을 만들어낸 것일까.
온난화라는 표현조차 정확하지 않은 지구 가열화heating의 시대 - 지표와 해수와 대기 모두가 끓어오르는boiling - 를 지금 살고 있다. 더 이상 아무도 미래의 일이라고 느긋할 수는 없다. 물론 지구평면설을 믿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여전히 기후문제가 거짓이라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 트럼프는 취임 1주일 만에 70개가 넘는 기후대응 정책을 전면 무력화시켰다.

다른 문제들처럼 기후 문제도 정확한 지식을 공부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담담하고 간결하게 지식 정보를 제공하는 단정한 이 책이 기초지식을 배우고 현실 문제로 사유를 확장하는데 기분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우리 집 중2도 한번쯤 읽어 봐주기를 바라는 책이다.

